벨로스터N 트랙 시승기! 현대드라이빙아카데미 N클래스 후기


벨로스터N을 교보재 삼아 트랙 주행을 배울 수 있는 현대드라이빙아카데미 N클래스를 참가하고 왔습니다. 국산차에서 전례없는 수준의 본격적인 순정 스포츠 이큅먼트와 성능제원으로 무장한 핫해치백 벨로스터N은 데뷔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끌어모았으며, 벨로스터N으로 트랙을 달릴 수 있는 첫 공식 행사인 2018 현대드라이빙아카데미 N클래스도 역시 개장하자마자 치열한 경쟁률로 마감되었습니다. 장소는 인제 스피디움을 반으로 자른 숏코스인 A코스에서 열렸으며, 참가자에겐 수동변속기 운전 가능한 운전면허와 유효기간내의 인제스피디움 트랙 라이선스가 자격요건으로 따랐습니다.


도열한 벨로스터N은 모두 현대 N의 시그니처 컬러인 퍼포먼스 블루로 준비되었습니다. 4기통 2.0리터 T-GDI 엔진과 6단 수동변속기 단일 조합으로만 출시된 벨로스터N의 페이퍼스펙은 퍼포먼스패키지 사양 기준으로 최고출력 275ps@6,000rpm, 최대토크 36.0kg.m@1,450~4,700rpm.


인스트럭터 카는 무광 그레이 컬러의 벨로스터 1.6T지만, 국내 프로레이서 출신 인스트럭터들은 70마력 넘는 출력차이가 무색하게 참가자들의 벨로스터N을 능숙하게 리드했습니다. 스트레이트에선 출력차이 극복이 안되기에 타임 난이도별로 최고시속 제한을 두긴 했지만, 아마추어 드라이버 참가자들 수준에선 크게 갑갑하지 않을 정도로 성능을 끌어올릴 수 있었습니다.


먼저 B패독으로 이동해서 간단한 짐카나로 조편성을 합니다. 작년같은 경우 운전자별 기량 차이 반영 없이 무작위로 조를 나눠 주행이 느린 참가자가 흐름을 깨는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이번에는 짐카나 기록이 빠른 순서대로 3개조를 나눠서 비슷한 기량의 참가자끼리 원활한 교습, 주행이 가능했습니다. 참가요건상 스포츠클래스 이수자도 들어올 수 있기에 20명 안쪽의 참가자들은 다들 어느정도 스포츠주행 경험이 있으신 분들이라 8월 8일 행사간 특이한 사건사고는 없었습니다.


A코스를 세션당 30분씩 해서 4세션을 주행하게 됩니다. 기본적으로 조별로 대열주행이긴 한데, 참가자를 맨 앞으로 보내고 인스트럭터카가 바로 뒤에 붙어 무전으로 피드백을 실시간으로 주는 독특한 형태를 취했습니다. 조별로 4명이었기에, 선두 참가자가 A코스 3~4랩을 돌며 피드백을 모두 받으면 메인 스트레이트 구간에서 무전 지시에 따라 최후미로 비켜주고 그다음 참가자가 인스트럭터를 앞질러 순서를 교체하는 방식입니다. 이날은 오후 소나기로 인한 웨트 컨디션이 잠깐 있어서 인스트럭터 앞에서 달리는 주행은 1세션밖에 하지 못하고, 나머지 세션은 모두 인스트럭터의 뒤를 따라야 했습니다. 아쉽지만 안전이 가장 우선이니까요! 인스트럭터 리드 주행에서도 참가자간 순번조정은 이뤄졌기에, 최후미 참가자만 기차놀이 피해자가 되는 일은 없었습니다. 인스트럭터도 1개차에 2명이 탑승하여 백미러를 통해 계속 피드백을 주었고요.


이날 주행은 드라이브모드를 노멀, N, N커스텀 등으로 나눠 주행했습니다. 벨로스터N의 전용 전자제어 서스펜션은 드라이브모드별로 완전히 다른 주행감각을 선사합니다. 노멀모드에서는 일반적인 아반떼/i30 1.6T 정도 타봤을때 느낌으로 하체가 반응하고, 가장 극단적인 N커스텀에서는 트랙 주행용으로 세팅된 튜닝카처럼 일반도로 승차감은 거칠어지만 보다 민첩하게 반응합니다. 드라이브모드 전환 버튼도 핸들 가운데 양쪽에 크게 붙여서 직관적으로 쓰기 편했습니다.


대시보드 메인 터치스크린에 마련된 N모드 화면으로 G값을 비롯한 각종 스포츠 주행 지표들을 확인할 수 있으며, 계기반은 레이싱카처럼 시프트 인디케이터가 붙어있습니다. N모드에 들어가면 고회전에서 악셀 오프 시 팝앤뱅 사운드가 짜릿함을 더해주고, 보통 수동변속기 차들이 운전자의 힐앤토 스킬로 구사해야 했던 회전수 매칭(레브 매칭)을 자동차가 스스로 해줍니다. 변속기도 숏시프트 타입이라 모닝의 것과 달리 절도있는 모션으로 빠른 변속이 가능하고요. 전자식 LSD는 풀악셀을 치며 돌 수 없으리라 생각한 코너 탈출 상황에서도 마술처럼 차를 이끌고 나갑니다. 수동변속기 조작술과 스포츠 드라이빙에 대한 최소한의 기본기만 있으면 자동차가 알아서 다 해주는 매직카펫 차같은 차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 현대드라이빙아카데미 N클래스의 가장 큰 이점은 매 세션 중간시간마다 인스트럭터들이 섬세하게 피드백을 준다는 것. 참가자 한명마다 한대씩 교육 내내 타게되는 차에 인캠을 붙여 영상을 촬영하고, 세션 중간마다 영상을 추출하여 인스트럭터들이 드라이빙 스킬과 코스 공략법을 자세하게 교정해줍니다. 저 역시 그동안 잘못 들어둔 버릇에 대한 경각심을 새기고, 공략법에 대해 확신이 안 가던 구간에 대해 팁을 얻을 수 있었던 소중한 기회였습니다. PT자료나 인캠영상을 인터넷에 올리지 말아달라 해서 혼자만 봐야 하는게 아쉽지만, 참가하시게 된다면 더없이 귀중한 자신만의 교육영상을 소장할 수 있습니다.


프로그램 맨 마지막 타임에 배정된 택시 드라이빙 타임에서는 같은 조 인스트럭터들의 풀페이스 서킷 공략 주행에 동승할 수 있었습니다. 저도 지난 6월 아반떼컵 내구레이스 세컨드 드라이버로 인제스피디움에서 풀페이스로 1시간 가량 몰아봐서 200마력짜리 아반떼 스포츠의 기량은 제 몸이 기억하고 있는데, 노동기 선수님이 운전대를 잡은 벨로스터N은 비교가 안되는 페이스로 고저차 높은 코스의 테크니컬 코너들에서 마술같은 거동을 보여주었습니다. 이 때의 주행도 영상으로 보관하고 있는데 이 좋은 걸 혼자만 봐야 하는게 아까울 뿐..


현대드라이빙아카데미의 기존 아반떼스포츠, i30 1.6T같은 교습차들은 브레이크 패드 정도는 애프터마켓 스포츠 주행용 제품으로 업그레이드가 되어 있었는데, 벨로스터N은 순정 피렐리 P-제로보다 더 저렴한 금호타이어 엑스타 PS91을 대신 낀 것 외 모든 것이 순정임에도 오전/오후 2개반으로 하루종일 트랙 주행을 돌려도 컨디션 저하를 느낄 수 없었습니다. 인제 스피디움 코스 특성상 시트만 애프터마켓 버킷 제품으로 바꾸면, 그 어떠한 튜닝도 필요없을 것 같은 완전체입니다. 더 놀라운것은 퍼포먼스 패키지를 더한 벨로스터N이 3천만원을 조금 넘는 가격에 불과하다는 것! 골프GTI 중고차 값에 골프GTI 신차보다 빠르고 짜릿한, 기초체력 충만한 차를 국산차 브랜드에서 맛볼 수 있는 시대가 왔다니 한국의 카마니아로서 참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현대드라이빙아카데미 N클래스의 참가비는 50만원. 부담스럽게 여겨질 순 있겠지만, 당일 참가자들은 25~30분씩 4세션 총 2시간과 5~10분 가량의 택시타임으로 트랙을 온전히 달릴 수 있으며, 그에 따라 소모되는 타이어, 브레이크패드, 고급유 값을 생각하면 행사 진행을 위한 50만원도 사실 최소한의 실비 정도에 가깝습니다. 실제로 본인 차로 트랙을 각 잡고 달린다면 그정도 비용은 각오하셔야겠고요. 게다가 국내 정상급 레이서 출신 인스트럭터들의 코칭이 따라오고, 참가자 개별 차종마다 32GB짜리 SD카드에 인캠영상을 담아다 주니 수업료까지 치면 참가자들이 오히려 돈벌고 가는 행사죠. 수동변속기를 몰 줄 알고, 직빨 고속주행보다는 스포츠 드라이빙을 열망하고, 자신이 차에 3천만원 가량 쓸 여유가 있다면 정답은 정해져 있다는 한줄평과 함께 현대드라이빙아카데미 N클래스의 참가를 적극 추천드립니다. 벨로스터N에 대한 경험도 경험이지만 트랙 주행에 대한 기본을 다시금 다질 수 있었던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https://youtu.be/pXZKgiuwa7k

교육자료나 인캠을 웹에 올리지 말아달라 해서 아쉬운대로 대신 담아온 벨로스터N의 N모드 가변배기 팝콘 사운드 영상으로 글을 마무리지어봅니다. 당분간 저 쩌렁쩌렁하고 짜릿한 소리가 꿈에서도 들려올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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