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제네시스 G80 스포츠 시승기 (3.3T HTRAC)


얼마 전에 제네시스 G80 3.3 HTRAC 차종에 대한 시승기를 올리며 3.3T 스포츠 모델을 타보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짧게 피력한 적이 있었는데, 무슨 우연인지 그 못 타 본 G80 스포츠를 타보게 되었습니다. 4년 전에 아카디아를 체험시켜주시기도 하셨고 제 블로그에 계속 방문해주시는 오래된 독자님의 새 애마로써 말이죠. 고급스러움과 편안함을 중점으로 고급 E세그먼트 세단을 찾고 계셔서 독일차와 국산차 중 여러 후보군을 살펴보시다가 최종적으로 결정된 G80 스포츠. 오너와 제 입장에서 같이 함께 살펴보았습니다. 색상은 카본 메탈.



1. 외형
G80 스포츠의 외형은 우리나라에 그동안 나온 수많은 국산 고급세단 가운데 가장 스포티합니다. AMG 최고사양 모델을 보듯 과격하게 에어 인테이크의 크기를 키웠고, 크롬 가니시는 다크 브론즈 컬러로 중후하게 톤다운을 하였으며, 기존 가로줄 그릴을 대체하는 메시 그릴 역시 스포티함을 강조합니다.


다크 브론즈 장식은 라디에이터 그릴뿐만 아니라, 헤드램프 내부 베젤, 휠캡 등 구석구석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갔습니다. 이 차보다 약 1년 늦게 등장한 G70도 스포츠팩 트림에선 브론즈톤 가니시를 잘 응용하고 있습니다. 타사 최신 풀 LED 헤드램프 고급차종들이 그렇듯 이 차도 애니메이션 효과가 적용된 턴시그널램프가 앞/뒤로 들어갑니다.


기존의 밝은 크롬 대신 다크 브론즈 크롬이 적용되고, 휠이며 백미러 등을 보다 어두운 톤으로 처리해 보다 차분한 느낌을 주는 측면부의 모습.


후면부는 듀얼 트윈 머플러팁과 두드러진 악센트가 돋보이는 리어 디퓨저로 강인한 존재감을 표출합니다. 판매명은 G80 스포츠로 알려져 있으나 로고는 3.3T만 붙어 있을뿐 딱히 티를 내지는 않습니다.


순정 타이어는 앞 245/40R19, 뒤 275/35R19 컨티넨탈 프로컨택트 TX로, 전용 디자인 휠이 들어가는 것 외엔 일반 제네시스 G80 3.3 내지 3.8과 동일합니다.



2. 내장
일반 G80의 실내를 보다 젊고 고급스러운 감각으로 다듬은 실내의 모습입니다.


일반 G80과 다르게 3스포크 디자인의 전용 스티어링 휠이 적용됐습니다. 본격적으로 따로 디자인한 스티어링 휠과 달리 계기반은 일반 G80 스포츠와 동일하여 특별함이 부족하다는 것이 아쉽습니다.


인포테인먼트 스크린 등 기본적인 조작계는 일반 G80과 동일하지만, 우드그레인 대신 리얼 카본, 리얼 알루미늄 내장재로 보다 젊고 세련된 맛을 살렸습니다. 많이 보고 또 본 G80의 인테리어 그 자체지만, 이것저것 G80 스포츠만을 위한 차별화 요소들을 살펴보는 재미가 제법 큽니다.


브론즈 컬러 스티칭을 구석구석 꼼꼼하게 가미하여 우드그레인 없이도 고급스러움이 결코 떨어지지 않습니다.


일반 G80에서 은색으로 처리된 부분들이 G80 스포츠엔 검정색 톤으로 재단장되어 있습니다.


뒷자리는 일반 G80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 5시리즈나 E클래스 대비 더 넓고 인포테인먼트 조작을 위한 암레스트 리모콘이 더욱 잘 갖춰진 점이 장점. 옵션으로 뒷좌석 전용 듀얼 모니터, 통풍시트, 전동 파워시트 등을 추가할 수 있으나, 굳이 추가하지 않고도 뒷좌석도 충분히 만족스럽습니다.


기본 출고선물로 고급 방향제와 카드지갑 등이 고급스럽게 포장된 모습입니다. 현대차는 보통 시거잭 USB충전기 정도가 출고 키트의 전부인데 제네시스는 고급 브랜드라고 확실히 더 챙겨주는군요.



3. 성능/주행감각
G80 스포츠는 V6 3.3 T-GDi 람다 터보 엔진을 탑재하여 최대출력 370ps@6,000rpm, 최대토크 52.0kg.m@1,300~4,500rpm의 제원을 냅니다. V8 5.0 모델이 없는 국내 G80 라인업 중 가장 고성능의 모델입니다. 일반 G80 3.3에 익숙해져 있던 방식으로 페달을 지긋이 밟아보면 훨씬 시원시원한 가속감에 미소가 절로 지어집니다. 드라이브모드를 스포츠로 설정하면 액티브 사운드 시스템이 스피커를 통해 엔진음을 인공적으로 증폭시켜 기분을 돋우고, 서스펜션 반응, 변속 로직 등도 보다 타이트하게 변화합니다.


하지만 이 차가 공차중량 2.1톤에 달하는 대형차의 몸집이라는 사실을 잊어선 안되겠습니다. 스포티하게 가혹주행을 시도하면 일반 G80의 것과 동일한 저소음 사계절 순정타이어의 그립 성능 한계가 빨리 다가오고, 타이어를 업그레이드한다 한들 경쟁 유럽산 모델 대비 무거운 몸집은 극복하기가 근원적으로 어렵습니다. 이름은 G80 스포츠라고 하되 내/외관 뱃지엔 딱히 스포츠를 강조하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었을까요? 물론 일상적인 주행 여건에선 충분히 좋은 차지만, 스포츠라는 펫네임만 믿고 해서 괜히 무리한 페이스로 몰아붙일 만한 차는 아닙니다.

G80 스포츠를 주행하며 사실 가장 좋았던 순간은 아이러니하게도 드라이브모드를 스포츠가 아닌 노멀로 두고, 저rpm에서부터 남아도는 토크와 넉넉한 출력을 활용해 느긋하게 크루징을 즐길 때였습니다. 공들여 바꾼 내/외관의 업그레이드 요소들을 고객들에게 효과적으로 알리기 위해서 근사한 펫네임을 별도로 붙일 필요가 있었겠지만, 그것이 하필 "스포츠"다보니 저같이 극단적인 스포츠 성향을 기대했다가 실망하는 분들도 일부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ADAS(능동 주행보조장치; 스마트 크루즈컨트롤, 차선유지보조, 고속도로주행보조 등)는 지난번 다룬 G80 3.3과 좋은 의미로 크게 다를 바 없는 구성을 갖추고 있기에, 자세히 다루진 않겠습니다. 6~7천만원대에서 다른 독일차들을 제치고 이 차를 고를만한 이유는 정교한 한국맵을 기반으로 안정적으로 구현해 운전의 편의를 비약적으로 향상시키는 ADAS가 매우 크게 작용합니다.



4. 연비
3.3T-GDI HTRAC 19인치 휠타이어 사양의 G80 스포츠 공인연비는 도심 7.0, 고속도로 9.8, 복합 8.0km/L로 나타납니다. 출력이 훨씬 낮은 G80 3.8 HTRAC과 비교해서도 연비가 콤마 1~2 정도밖에 차이나지 않는 것을 보면 역시 이 체급은 다운사이징으로 인한 이점이 매우 큰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김포공항에서 파주까지 제한속도 대비 10km/h 모자란 수준으로 느긋하게 크루징할 때엔 의외로 12km/L가 넘는 연비를 쭉 유지하다가도, 시내를 만나거나 악셀에 페달을 보다 적극적으로 가져가다보면 연비가 쉽게 떨어지고 회복을 못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고출력 대형차인만큼 연비가 불리할 것은 어쩔 수 없지만, 포지션상 비슷한 급이라 볼 수 있는 BMW 540i xDrive와 비교해봐도 공인연비가 20%가량 부족한 것은 아쉽게 느껴질 수밖에 없습니다.



5. 가격 대비 가치
독자님의 출고차는 G80 스포츠 3.3T 단일트림 6,764만원 + HTRAC(245만원) + 파노라마 썬루프(118만원)이 적용되어 7,127만원. 뒷좌석 컴포트 패키지(196만원), 뒷좌석 듀얼모니터(245만원)을 더 붙이면 7,568만원에 달하지만, 오너드리븐 카로 쓰기엔 뒷좌석용 편의 옵션을 제하고 출고하는 것이 더욱 합리적일 것 같습니다. 그렇게 가격을 맞춘다 해도 어쨌든 7천만원대의 가격대가 될텐데, 성능상 이 차의 경쟁상대는 BMW 중에 사실 520d, 530i같은 4기통 터보 모델이 아닌 540i와 같은 6기통 터보 상위급 모델일 것입니다. 540i xDrive 기준으로 보면 9천만원 후반대로 한급 위의 대형세단과 겹쳐질 정도의 고가인데, 그런 경쟁차에 비하면 G80 스포츠의 가격경쟁력이 높은 것은 분명합니다.



6. 총평
제네시스 G80 스포츠는 가격과 유지비에 크게 연연하지 않으면서, 스포티한 외관, 넓은 실내공간, 넉넉한 출력을 가진 비즈니스 세단을 원하는 분들에게 추천드립니다. 동가격대의 4기통 독일 세단(530i, E300 등)보다는 확실히 매끄러우며, 6기통 고출력 경쟁모델(540i, E400) 대비로는 확실히 저렴합니다. 주행평가에서 조금 단점을 많이 짚었지만, 단지 AMG 뺨치는 멋진 외관과 "스포츠"라는 펫네임에 건 스포츠 성능에 대한 기대가 개인적으로 과했던 탓이겠죠. 이 차에 스포츠라는 펫네임만 붙어있지 않았더라도 제 평가는 완전히 달라졌을 수도 있습니다.

"스포츠"라기보다는 "그랜드투어러"라는 키워드가 이 차엔 오히려 더 잘 어울리지 않았나 싶습니다. 넘치는 출력을 아껴둔 채로 보다 여유롭게 고속도로를 누비며, 10여만대 넘게 팔린 기존 G80과 크게 차별화된 외모로 인한 희소가치를 즐길 때 이 차의 만족도가 가장 높게 느껴졌습니다. 컴포트 성능을 우선시하는 오너분의 주행 패턴과도 매우 잘 어울리기에 실제로도 구매 만족도가 높다고 하시고요. 또는 단지 G80 스포츠의 바디킷"만" 탐하는 분들에겐 훨씬 저렴한 값에 선택 가능한 G80 3.3 스포츠디자인셀렉션 옵션 패키지도 권해봄직 합니다.

장점 : M이나 AMG 뺨칠 정도의 멋지고 고급스러운 내/외관 업그레이드, 드디어 이 몸집에 알맞은 짝을 만난듯한 후련한 성능의 V6 3.3T 엔진
단점 : 부적절한 기대심리와 실망감을 괜히 불러일으키는 "스포츠"라는 펫네임, 오래된 데뷔 연차를 실감케 하는 일부 실내 비주얼/컨트롤러 요소

본 후기 글은 개인 독자님의 차량 지원으로 작성되었으며, 글 작성과 관련하여 자동차 제조사로부터 어떠한 금전적 대가도 제공받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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