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컨트리맨 시승기 (쿠퍼D ALL4)


B세그먼트 SUV 시장의 원조 매력둥이 미니 컨트리맨 신모델을 타보았습니다. 작년에 2세대로 탈바꿈한 신형 컨트리맨은 지난 한해 2016년 대비 판매량이 40% 가량 증가하며, 수입 소형 SUV 중 지프 레니게이드 다음으로 높은 판매량을 보이고 있습니다. 허나 컨트리맨은 작고 당돌한 3도어 소형차로서의 미니만을 선호하는 기존 미니 팬덤에서는 묘하게 환영받지 못하는 차인데, 과연 마냥 배척받기만 해야 할 차인지 시승을 통해 확인해보겠습니다. 시승차는 쿠퍼D ALL4 기본형에 체스트넛 색상입니다.


1. 외형
미니 컨트리맨은 작년에 출시된 지금의 2세대 모델 들어 덩치가 엄청나게 커졌습니다. 전장 약 +200mm, 전폭 약 +30mm로 덩치가 늘어나 사실상 컨트리맨의 상위모델이라고 별도로 분리 출시했어도 위화감이 없었을 수준. 컨트리맨이 얼마나 큰가 하냐면 쌍용 티볼리보다 전장이 118mm 길고, 현대 투싼(TL)과 휠베이스가 동일(2,670mm)합니다. 그러면서 전고는 전세대보다 살짝 낮춰서, 마냥 크고 뚱뚱해보이진 않는 자세를 내세웁니다.


미니의 디자인적 매력은 동글동글함이었는데, 신형 컨트리맨에선 사각형꼴 디테일을 구석구석 가미하는 변화가 눈에 띕니다. 야구모자를 연상케 하는 루프라인 등 미니만의 주요 시그니처 포인트는 계승하면서 덩치가 커진 미니에 어울리는 새로운 디자인 레파토리를 시도한 점은 상당히 긍정적으로 평할 만 합니다. 물론 저도 웹에서 공식사진으로만 봤을땐 디자인적으로 상당히 실망했던 1인이지만, 실물을 두고두고 여러각도에서 관찰해보니 상당히 벌키해보이고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 만한게 참 볼수록 매력 있습니다.


LED 헤드램프는 전면에서 고급스러운 인상을 부여하며 야간운전시 밝은 시야를 확보해줍니다.


심지어 야간엔 멋진 스팟램프까지 차주를 환영합니다! 이것만 보고 옵션이 엄청 훌륭할 줄 알았던 것은 착각..


앞뒷범퍼의 가로형 검정색 장식은 ALL4 모델에만 들어가는 차별화 요소. 외관에서 정말 깨는 것 하나만 지적하자면 앞펜더의 저 뜬금없는 싸구려 플라스틱 장식. 어설프게 에어벤트를 흉내낸 장식은 딱봐도 허위인게 눈에 보이는데다가 벌브형 사이드리피터와 함께 요즘 4천만원대 차에서 찾을래야 찾기 힘든 빈티를 연출합니다. 뭐 이거 하나 때문에 컨트리맨 살 사람이 돌아서진 않겠지만, 옥의 티같은 느낌이라 아쉽습니다.



2. 인테리어
가운데에 대형 원형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토글형 스위치들과 무드등으로 독특한 매력의 미니식 레파토리를 이어가는 컨트리맨의 대시보드입니다.


세상 자그맣지만 표시해야 할 정보는 모두 충실히 표시하고 있는 계기판. 오른쪽에 8칸짜리 게이지가 유류계입니다. 전방충돌경고등이 속도계 120~140 아래에 위치하고 있는데, 그게 너무 작아서 잘 안보인다는 점만 빼고 큰 불만이 없습니다.


센터 스크린은 암레스트 하단의 원형 컨트롤러 노브를 통해서만 조작 가능하며, 터치스크린이 지원되지 않습니다. 애니메이션이 정교하고 이것저것 찾아보게 만드는 재미있는 요소들이 많지만, 한국 내비게이션이 지원되지 않는 것은 치명적인 단점. 센터 스크린의 원형 테두리 쪽은 다양한 컬러의 무드등으로 변신하며, 볼륨을 높이고 내릴때마다 애니메이션이 따라와 시각적 즐거움을 보태는데, 미니 해치백과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부분입니다.


후방주차보조 기능은 정말 BMW그룹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여깁니다. 핸들 조향에 따라 예상동선을 그려주는 기능은 여느 국산차에서도 흔히 볼 수 있지만, 장애물에 따라 거리를 미세하게 보여주는 후방센서, D단 이동 후 일정간 후방카메라 영상을 지속 띄워주는 기능은 일반적인 볼륨브랜드 소형~중형차들에선 볼 수 없는 기능이죠.


하지만 한국 현지화가 미흡한 부분으로는, 아이폰 멜론앱을 연동시켜 음악을 스트리밍시키면 곡이 넘겨져도 커버와 음원정보가 처음 설정된 것에서 이동하지 않는 오류가 있습니다. BMW 118d에서도 마찬가지의 오류를 겪었는데, 같은 시스템을 써서 그런지 문제점도 똑같이 공유하는군요.


컨트리맨 쿠퍼D ALL4의 옵션은 참 대단하다 싶으면서도 허당스러운게 몇가지 있습니다. 레그레스트 연장 기능까지 지원하는 앞자리 전동 메모리 열선시트가 기본이면서 핸들열선은 존재하지 않고 에어컨도 수동식입니다. 큼직한 다이얼형 노브 세개로 조절하는 방식은 크게 어렵지 않으나, 아랫쪽에 일렬로 깔아둔 버튼들이 누르기 조금 불편한 위치에 있어 아쉽습니다.


F56 해치백과 공용하는 부속들이 많고 국산차 수준의 저렴한 플라스틱으로 마감된 센터 콘솔 부위. 그래도 컵홀더에 음료를 꽉 고정해주는 장치가 있어 주행간에 떨림음이 최소화되고, EPB(전자식 파킹 브레이크)의 존재는 일반 해치백형 미니보다 한급 위의 차를 타고 있다는 느낌을 부여합니다.


암레스트는 공간이 매우 작아 실제로 뭔가를 꾸역꾸역 담아두기엔 무리가 따릅니다. 스마트폰 커넥터가 마련되어 있는데, 운전중에 스마트폰 보지 말고 암레스트 안에 체결하여 핸즈프리 통화나 음악청취를 이용하라는 의도로 보입니다. (암레스트 스마트폰 커넥터는 별매)


도어캐치와 윈도/사이드미러 스위치 빼곤 모든것이 달라진 도어트림. 소재도 수납공간 편의성도 모두 미니 일반 해치백보다 훨씬 좋아졌습니다.


뒷자리는 이전 컨트리맨에 비해 광활할 정도로 넓어졌습니다. 전술한 바와 같이 신형 투싼과 동일한 휠베이스를 가지기에, 키 181cm의 필자가 탑승해도 뒷자리는 레그룸과 헤드룸이 모두 부족함이 없습니다. 이제야 비로소 4인가족이 탈만한 넉넉한 미니가 나왔다 싶네요. 국산 4천만원대 SUV를 샀으면 당연히 기본이었을 열선기능, 암레스트, 후석 USB차저같은 사양은 컨트리맨에선 찾아볼 수 없습니다만, 후석 승차자에게 넓은 개방감을 부여하는 파노라믹 루프는 참 마음에 듭니다.


트렁크도 1세대 컨트리맨보다 많이 넓어졌습니다곤 하지만, 20kg 쌀포대를 실으면 트렁크 길이가 거의 꽉 찹니다. 런플랫 타이어가 달리다보니 트렁크 플로어엔 별도의 스페어 타이어가 없습니다.



3. 성능/주행감각
미니 컨트리맨 쿠퍼D ALL4는 2.0리터 4기통 디젤엔진을 사용하며, 상시사륜구동입니다. 최대출력 150마력@4,000rpm, 최대토크 33.7kg.m@1,750~2,500rpm의 페이퍼스펙을 보면 그리 대단한 고성능으로 와닿지는 않지만, 국내 판매되는 소형 SUV들이 대부분 1.6리터 내외 100마력 초반대 디젤엔진을 주력으로 삼고 있는 점을 생각하면 오히려 성능상의 여유가 더 크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더욱 넉넉한 파워가 필요하다면 배기량은 같지만 최대출력 190마력, 최대토크 40.8kg.m로 올라가는 쿠퍼SD를 선택할 수 있겠으나, 저는 기본의 쿠퍼D로도 충분하다는 감상입니다.


정지상태에서부터 가속 시 디젤엔진답게 거친 소리가 유입되는 점은 어쩔 수 없지만, 3,000rpm 이하에서 폭넓게 최대토크가 발휘되기에 페달을 가볍게 밟아도 여유롭게 가속을 이어갑니다. BMW그룹 최신 전륜구동형 차량에 공용되는 아이신 8단 AT는 변속충격도 최소화되어 있으면서 직결감이 우수합니다. 더불어 100km/h 평지 정속 주행 시 1,500~1,600rpm을 물고 가기에, 이 때만큼은 그 여느 휘발유차 못지 않게 조용하면서도 연비 향상의 스윗 스팟이기도 합니다.

컨트리맨을 타면서 정말로 예상 외의 장점은 편안한 승차감. 미니 하면 예쁜 외모와 다르게 하드한 서스펜션 때문에 여성 운전자 분들이 많이 고생하신다는 후문이 많은데, 신형 컨트리맨은 요철을 부담없이 흡수하며 바닥을 쫙 누르듯이 안정적이고 편안한 정속 주행이 가능합니다. 본인이 소위 하드한 서스펜션 좋아하신다고 생각하는 분들께선 컨트리맨만 타보셔도 생각이 달라지실 수 있겠습니다. 요새는 엄청나게 높지도, 낮지도 않은 지상고를 갖춘 도심형 SUV들이 많은데, 컨트리맨 역시 그들과 맥을 함께합니다. 고갯길에서 몰아붙여도 롤링이 적고 생각보다 민첩하며, 상시사륜구동 덕에 가루눈이 오다 말다 하는 추운 날씨에서도 특별히 미끄러짐을 느껴본 순간이 없었습니다. 눈이 쌓이지 않은 노면에서의 제동성능도 나무랄 데 없는데, 눈이 소복이 쌓인 길에선 순정타이어가 윈터가 아닌 평범한 런플랫이다보니 여지없이 긴 제동거리를 보이며 밀리는 점 주의하셔야겠습니다.


단점을 짚어보자면 정차 상태에서의 진동/소음. 4기통 디젤 엔진이다보니 어쩔 수 없겠습니다만, 정차 중 핸들을 타고 넘어오는 진동과 아이들 소음은 이 차의 반값도 안되는 국산 소형 SUV들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BMW 산하 미니 배지에 대한 기대가 커서였을지 조금 더 크게 와닿는 것 같습니다. 그나마 ISG(엔진 오토 스타트-스톱 시스템)을 기본 장착하여 이런 불쾌한 진동/소음을 최소화하려 하지만, 요즘같이 추운 겨울엔 ISG의 작동조건상 엔진이 도로 켜지게 될 시간이 더 많아지니 어느 정도 진동/소음은 각오하셔야겠습니다. 전술한 바와 같이 80~100km/h 정속 주행 시엔 많이 조용해지지만, 순정 런플랫타이어(225/55R17 브릿지스톤 포텐자 T100 런플랫)가 올려보내는 노면소음이 꽤 있기에 차주분들이 계시다면 순정타이어 마모 후 타이어 교체 시 런플랫 기능 대신 소음저감 특성을 살린 고급 사계절타이어로의 교체를 권해드립니다.



4. 연비
원래 시승차를 받으면 기름을 만탱크로 채우고 주행 후 기름을 다시 채워서 주행거리와 소요된 기름의 양을 나눠 실연비를 계산해보는데, 이번 시승간엔 그럴 기회가 없었습니다. 만탱크 상태에서 반납 직전까지 주행거리는 536km, 유류계는 8칸 중 6칸이 소모되어 있었고, 트립연비계는 11.0km/L의 평균연비를 표시했습니다. 미니의 풀탱크 용량이 61리터이니, 연료계가 단 8칸으로 나뉘다보니 오차범위를 감안해 44~46리터쯤 기름을 소모했다고 가정하면 트립연비와 대충 유사하거나 약간 더 우수한 연비를 얻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공인연비는 도심 11.9 / 복합 13.2 / 고속도로 15.2km/L의 제원을 가지는데, 운동성능 파악을 위해 조금 페이스를 높혀 주행했던 패턴이 많았던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우수한 연비라고 생각됩니다.



5. 가격 대비 가치
국내 판매되는 미니 컨트리맨은 전륜구동 쿠퍼D 기본(4,340만원), 쿠퍼D ALL4 기본(4,580만원), 쿠퍼D ALL4 하이트림(4,990만원), 쿠퍼SD ALL4(5,540만원)으로 라인업이 구성됩니다. 제가 탔던 사양은 ALL4 기본. 시승했던 날이 눈도 오고 해서 ALL4 상시사륜구동의 장점이 빛났던 날이기에, 제가 이 차를 산다면 최소한 쿠퍼D ALL4 기본으로 살 것 같은데, 쿠퍼D ALL4 기본과 하이트림 사이 410만원의 가격차이가 조금 애매하네요. 하이트림으로 넘어가면 추가되는 사양들을 보면 18인치 휠타이어, 도어캐치 스마트키 억세스 버튼, 전동트렁크, 대화면 터치스크린 + 내비게이션 지원 AVN, HUD(헤드업 디스플레이), 2존 풀오토 에어컨 등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론 하이트림에서 전동트렁크, HUD, 18인치 휠타이어를 빼고 가격을 낮춘 중간트림이 있으면 좋겠다 싶긴 한데, 옵션에 거는 기대가 크지 않으시다면 기본 쿠퍼D ALL4도 충분히 괜찮다고 봅니다. 지난 한해 미니 컨트리맨과 비슷한 판매량을 보인 벤츠 GLA보다는 보다 넉넉하고 가성비가 좋다고 생각하기도 하고요.



6. 총평
컴팩트 SUV/CUV 세그먼트는 전세계 버짓브랜드와 럭셔리브랜드 모두 관심을 갖고 뛰어들어 선택지가 엄청나게 많아졌기에, 국내 2천만원대 소형 SUV 대비 가격이 1~2천만원 이상 비싼 수입 컴팩트 SUV/CUV들로서는 단순히 잘 만드는 것만으로는 매력을 어필하기 쉽지 않습니다. 미니 컨트리맨은 드라이브를 나가지 않고 단순히 차에 앉아 이것저것 눌러보는 것만으로도 너무 재미있는 차입니다. 더불어 그간 미니 차량 구입을 망설이게 하는 좁은 실내공간, 딱딱한 승차감, 여성스러운 디자인도 많이 해소되어 누구나 편하게 타기 좋은 차로 변모했고요. 물론 4천만원 중반이라는 값을 주면 국산 SUV 가운데선 이차보다 훨씬 크고 트렁크가 대궐만한 차들이 많긴 합니다만, 컨트리맨은 가족 구성원과 실을 짐이 엄청 많지 않다면 도심에서 재미나게 탈만한 SUV로 좋은 선택지가 될 것 같습니다.

장점 : 미니답지 않게 넉넉한 실내와 편안한 승차감, 앉아만 있어도 재미난 실내, 덩치에 알맞게 조율된 파워트레인, 찬 노면과 눈길에서도 듬직한 ALL4 사륜구동
단점 : 호불호가 나뉘는 사각형꼴의 디자인 요소, 가격에 비해 다소 부족한 편의옵션, 하위급 미니 해치백과의 공용 흔적이 보이는 일부 저렴한 실내 소재들, 런플랫타이어와 디젤엔진으로 인해 해쳐진 NVH

본 후기 글은 BMW-MINI 도이치모터스 성수통합센터의 시승차량 지원으로 작성되었으며, 글 작성과 관련하여 해당사로부터 어떠한 금전적 대가도 제공받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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