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X를 보며.. GM대우에 바라는 점


드디어 GM대우의 G2X가 공식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G2X는 GM 산하의 새턴 스카이 - 오펠 GT와 (사실상 같은)형제차이지요.
GM대우 버전인 G2X는 2.0 터보 264마력 엔진을 얹고, 5단 AT를 얹습니다. 국산차(라고 하기엔 애매하지만..) 최초 FR 터보 로드스터의 시작을 달리는군요.
가격은 4,390만원으로 결정났다고 하는군요. 여기서 중요한 것, 4,390만원. 조금 비싼 감이 들지요.

여기서 미리 하나 언급하고 가야 할 것이 있습니다. G2X 가격 논쟁에 관해서 언론들도 언급하고 있는데,
http://news.empas.com/show.tsp/20070823n10834
'G2X와 동일한 차량인 미국판 새턴 스카이는 2만달러 중반대에 팔린다'는 모 언론의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 언론에서 이야기한 2만 5천불짜리 새턴 스카이는 2.4 177마력 기본버전입니다.
2.0 터보 264마력 엔진을 단 버전은 '새턴 스카이 레드라인'이라는 상위 모델로 판매되고 있으며, 미국 MSRP기준으로 29,175달러입니다.
즉, 그 언론에서는 비교 대상을 잘못 잡은 것이지요. 어찌됬든 비교 대상을 새턴 스카이 레드라인으로 다시 설정한다고 해도,
G2X는 결코 싼 가격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만, 그래도 언론에서 얘기하는 것 처럼 GM대우가 폭리를 취하려는 것은 아니지요.
또한 시장의 스케일이 다른 미국과 한국을 그냥 비교할 수는 없지요. 새턴 스카이는 미국에서 비교적 대량으로 판매될 모델이고, GM대우측은 G2X를 미국에서 전량 수입하여 판매하는데다가, 판매를 연간 400대 정도를 기대할 정도로 G2X는 소량 판매될 모델이니까요.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자면, G2X는, 오펠 GT나 새턴 스카이를 미리 몰아본 해외 언론들의 말을 빌리면, '달리기'를 위한 경량 로드스터라고 합니다.
이런 소형 로드스터를 처음 만들어보는 GM인 만큼 실내 거주성도 떨어지고, 편의장비도 부실하고, 수납공간은 거의 없다시피한답니다.
또한 탑(뚜껑) 여닫는 것도 조금 불편하다는 말이 있었습니다. 앉아서 버튼만 누르면 다 알아서 하는게 아니라 최종 조작에 있어서는
약간의 손조작이 필요하다고 하는군요..
4천5백만원 가까이 주고 산 자동차가 이렇게 불편하면, 우리나라 (보통)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기 좋습니다.
패션카를 좋아하는 젊은층들도 많지만, 이정도로 불편하면 외면받기 십상이지요.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풀옵션'을 좋아하는 성향을 갖고 있지요. 왜 필요한지도 모르고 중고로 팔아버리기까지 영영 안쓰는 잡다한
옵션도 웬만하면 다는 게 우리나라 사람들 성향이지요.
이렇게 편의성 편의성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이 G2X에 얼마나 호감을 가질 지는 모르겠습니다.
또한, 우리나라 일반적인 사람들은 대배기량 + 고성능 자동차를 그다지 반기지 않습니다. 그 큰 덩치의 쏘나타도 판매량의 98.5%가 2.0이니만큼,
같은 값이면 좀 더 작은 배기량의 모델이라도 더 많은 옵션을 가진 차를 선호하는게 우리나라 보통 사람들의 성향이지요.
더군다나 땅이 좁고 고속 주행을 즐길 만한 도로 환경이 열악한 만큼, 한국 사람들은 고성능 자동차에 대해 그다지 환영하지 않는 편이지요.
또한 GM대우 토스카가 직렬 6기통 엔진에 5단 AT까지 적용하여 기술적인 면에서는 현대 쏘나타, 르노삼성 SM5보다 어느정도 우위에
섰음에도 불구하고 판매량은 죽을 쑤는 걸 보면 한국 시장만의 특수성이 있다는 것을 무시할 수 없지요.
불편하고, (보통 사람들이 보기에)쓸데없이 고성능에 가격 비싸면, 한국의 보통 소비자들은 저가 수입차들로 돌아설 가능성이 많습니다.
요즘 2천만원대부터 시작하는 수입차들도 많아졌는데다가, 성능은 G2X와 비할 수 없이 낮지만 G2X보다 값도 싼데다가(+편의성도 좋은)
단지 오픈카라는 이유로 환영받을 수 있는 저가 외제 컨버터블도 적지 않고요.
이렇게 되면 판매는 일부 소수의 자동차 매니아들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데요, 아직 5단 자동기어 사양밖에 안들어오니 얼마나 환영을 받을지는 모르겠습니다.
그 소수의 자동차 매니아들도 좀 더 웃돈을 주고 수입 스포츠카를 구입할 지도 모르는 일이고요.

그래서, 제 생각에는 G2X에 2.4 기본형을 들여와서 3천만원 초중반으로 낮춰 출시한다면, G2X가 좀 더 판매량에 자신을 가질 수 있고
승산을 가질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듭니다.
2.4 기본형은 4기통 2.4 177마력 엔진으로, 작은 차체의 G2X를 경쾌하게 움직이는 데에 충분합니다.
물론 2.0 터보의 고성능만큼은 따라가지 못하겠지만, 좀 더 싼값에 팔 수 있기에 더 많은 소비자를 끌어모을 수 있지요.

물론 한국형 사양인 G2X는 보통내기가 아닙니다. 2.0 터보 264마력, 0-100km/h 5.5초.
일단 0-100km/h 기록으로는 이미 한국차 기록 경신은 따놓은 셈이지요.
GM대우에서 고성능 사양인 2.0 터보를 데려 온 것은, 그간 현대에게 밀렸던 자존심 회복의 의미도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설령 GM대우가 단지 몇백대 팔리고 말지라도 브랜드 이미지와 상징성만을 위해서라도 G2X 2.0 터보를 데려왔을 수도 있지만,
그래도 장기적으로 봤을 때, 2.4 기본형을 조금이라도 많이 팔리도록 합리적인 가격으로 따로 들여온다면
2.0 터보 버전보다는 좀 더 많은 판매량을 기대할 수도 있겠지요.
GM대우에서 홀덴 스테이츠맨을 데려왔다가 참패한 경우를 생각하면, 지금처럼 고가의 2.0 터보 사양의 G2X만 데려왔다가는
본전은 커녕 엄청난 적자를 맞게 되어, 정통 스포츠카 표방한다며 자신있게 엘란 들어왔다가 참패한 과거의 기아 엘란의 실패를 그대로 되밟을 수 있습니다.
GM대우 내부에서 따로 논의가 진행중일지도 모르지만, 아무튼 저는 2.4 N/A 사양의 G2X를 기대해보려고 합니다.
by 아방가르드 | 2007/08/24 14:02 | 자동차 이야기 | 트랙백(1)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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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my at 2007/08/25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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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X를 보며.. GM대우에 바라는 점제대로 파악하신 아방가르드 님의 G2x에 대한 생각~...more

Commented by The STIG at 2007/08/24 16:14
264+ 경량로드스터의 뒷바퀴 굴림을 제어할 운전자가 과연 있을까효?

아무리 전자 제어장비가 있다고 하지만...

차라리 대우에서는 G2x 스페셜 버젼으로 264 마력 짜리 터보엔진을 올리지;;;

갠적으로 2.4쪽이 끌리네열;;;
Commented by The STIG at 2007/08/24 16:19
추가로 2.4 들여올때 수동기어도 들여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3
Commented by estdragon at 2007/08/24 16:42
터보든 N/A 든 자동이던 수동이던 일단은 FR 이라는 점이 고무적입니다. STIG 님 말씀처럼 제대로 제어할 운전자 ... 용인이나 태백을 이용하는 분들말고는 없겠죠. 물론 적당히 몰면 모르겠지만 일단 경량에 FR 이라 ... 생쑈가 많이 벌어질듯 ... 일례로 유럽등지에서는 겨울에 미끄러운길에서 자연스레 카운터 치는 여성 오너분들을 볼수 있습니다. 시작인 만큼 시장을 선점해야 하는데 너무 쥔장님 말씀처럼 너무 자존심 회복에만 중점을 둔게 아닌가도 싶고요. 일단 FR 에 경량에 자동이라는 점이 맘에 듭니다. 엘란이 자동으로만 나왔어도 그렇게 실패는 안했을텐데 말입니다. 아쉽죠 -_-;;;
Commented by 아방가르드 at 2007/08/25 16:23
STIG군// 수동은 들여와도 얼마 안팔릴게 뻔해서; 나같아도 안들여올듯 -_-;

estdragon님// 경량 FR 스포츠카로는 국산차 사상 최초의 시도지요.
생각해보니 용인 산자락에서 다운힐 어택한다고 마구 밟다가 날라떨어지시는 몇몇 티뷰론-투스카니들이 생각나네요 -_-;;
Commented by 제논 at 2007/11/04 00:00
국내에 60대가 들여왔고, 30대가 시승차로 돈다고 알고있습니다.
아는 지인분께서, GM대우 영업소를 열고계시는데, 시승차를 타볼기회가있었습니다.
폭팔력이 장난아니더군요, 강력한 한방입니다.
물론, 제가 촌놈이라서 (외제차를 처음타봤... 이것도 외제차에 포함되는거죠?) 그런진몰라도,
롤러코스터를 타는 짜릿한기분이였습니다.

이차는 투스카니'튜닝형'을 노린다고하더라구요,
개인적으로는 이차는 네임밸류를 위한차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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