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문고에서 해외잡지 표지들을 구경하던 차에, 2009년 1월 영국 car지의 표지 한켠에 제네시스 쿠페의 사진이 나와 있는 것을 보고 책을 집었는데, 더 놀라운 건 배경이 한국인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혹시 car지에서 제네시스 쿠페 시승하러 한국까지 왔나.. 싶어서, 제 경험상으로는 처음인 '해외 언론에서의 한국차 원정 시승기'를 보고싶어서 책을 지르고 말았습니다.
이번 car지의 테마는 꽤 많은 쪽수에 걸쳐서 주목할만한 2009년 신차 64선인데, 몇몇 차들은 출시예정이라 CG와 스파이샷을 곁들여 살짝만 소개해뒀는데, 제네시스 쿠페는 한국차로서는 유일하게 64대 안에 들어갔고, 영국에서 한국으로 기자들을 보낸 원정 시승으로 9쪽을 할애했습니다. 맨 처음 표지부터 한글들로 도배된 각종 간판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아마 저들은 저게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사진을 찍었겠지요 (...)
으레 한국 잡지들의 시승기 사진들에서 느껴지는 세련된 느낌은 보이지 않습니다; 길거리 노점, 술집, 아파트 등 대도시를 벗어난 우리나라의 일상적인 그림을 배경으로 한 사진들이 대부분입니다. 뭐랄까 영국 현지 사진들보다 성의가 없어보이는듯 하지만, 외국인이 본 한국의 모습을 꾸밈없이 담으려 하다보니 우리나라 사람들에겐 별것 아닌것 같아보이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_-;
서울에서 출발하여 동쪽으로 올라가면서 휴전선 인근을 돌아보며, 동해안을 타고 내려오면서 다시 서쪽 서울로 돌아오는 시승코스였습니다. 시승기와 더불어 우리나라에 대한 문화적 특성이랄까? 그런 것들도 더불어 서술하고 있습니다. 길바닥에 노점을 깔고 야채들을 파는 할머니들, 말이 안통해서 식당에서 곤혹스러웠던 얘기, 서울의 소위 부티 난다는 동네들의 허세 넘치는 분위기(?)와 지독한 교통체증 등.. 우리나라 고속도로의 제한속도가 너무 낮긴 하나 고속도로 달리는 길 내내 경찰차 한대 보이지 않는 점, 카메라만 피해서 시속 160km/h까지 내지를 수 있는 점, 그리고 일부 고속도로에서 보여지는 '한국식 고속도로 주행매너'에 대한 얘기들도 있습니다.
영국에서 온 기자에게 주어진 시승차는 빨간색 3.8 모델. 기자는 제네시스 쿠페의 주행감이 G37과 놀라울 정도로 닮아있다고 평가하면서, 아직 마무리나 주행감의 완숙도에서 미숙한 점이 많긴 하나 한국차에 대한 인식을 대번에 바꿀 수 있는 획기적인 모델이라고 칭찬했습니다. 350Z, G37 쿠페, RX-8과 견줄만하다고 평하면서, 기자는 현대가 제네시스 쿠페 우핸들 버전을 만들어 영국에 수출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남기며 시승기를 끝마쳤습니다.
해외 외신이 우리나라까지 와서 원정 시승을 해서 현지 잡지에 크게 싣는건 적어도 저에게 있어서는 정말 처음인것 같습니다. 내심 잡지를 사면서도 '설마 우리나라 잡지 기사 그냥 번역해놓은건 아니겠지' 했는데 다행이로군요. 이번 기회에 탑기어 TV판 제작진들의 제네시스 쿠페 한국 원정 시승을 기대해보며.. (?!)
덧글
투카 까던 걔네들이... ㅠ_ㅠ
그런 김에 군국주의자 Roh의 명문을 잠시 빌려보겠습니다.
대한민국 잡지들 지금까지 뭐 했노 이게.
나도 잡지도 정기구독하고, 독자 후기까지 보냈는데...
심심하면 사람들에게 애국심 부추기고 해놓는데, 그 우에의 사람들은 뭐해서,
자기네 차량, 자기 나라의 자기네 차량 기사도 제대로 쓸 수 없는, 회사에서 주는 시승차 아니면 기사도 못 쓰는 잡지를 만들어놓고 나 잡지기자요, 나 자동차 회사 사장이었소, 그렇게 명함 달고 거드럭거리고 말았다는 얘깁니까? 그래서 외국 잡지 안된다고 줄줄이 몰려가서 기사쓰고, 자기들이 직무유기 아닙니까.
부끄러운줄을 알아야지.
2009/01/23 14:40 # 
비공개 덧글입니다.아무튼 저렇게 내용면으로 풍족한 리뷰 쓰는거보니 우리나라 잡지는 뭐하나 싶기도합니다.
-네피
저 차는 현대에서 협찬해준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