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요타 박물관 본관 구경을 끝내고 이제 별관으로 이동합니다. 이쪽의 주제도 일본차의 역사이긴 한데, 차 자체에 대한 설명보다도 시대배경이 묻어난 소품들을 부각시키면서 역사박물관처럼 꾸며놓았습니다. 첫 전시물은 에도 시대에 쓰였던 수레 다이하치(大八車). 어원에 대해선 발명가의 이름이라는 설도 있고, 어른(大人) 8명만 있으면 어떠한 무거운 짐도 쉽게 나를 수 있다는 의미라는 설도 있습니다.

메이지 시대 말기에 쓰였던 인력거입니다.

저렴한 운임 때문에 많이 애용되었다는 1800년대 말기의 마차입니다.

1898년형 파나르 르바소. 다임러 휘발유 내연기관 엔진을 받아다 만든 최초의 프랑스산 자동차입니다. 앞쪽 엔진박스 안에 배치된 엔진, 그 뒤에 핸들과 브레이크를 배치시키고 4단 변속기로 체인을 통해 뒷바퀴를 굴리는 동력전달 구조는 오늘날 자동차의 기본 구조의 모태와도 같습니다. 1900년대 초 일본에 소개되었으나 실물을 보존해두고 있지 못해서인지 1/5 스케일의 모형을 전시해두고 있습니다.


1899년형 로코모빌 스티머. 미국에서 제작된 증기 자동차로, 파나르 르바소와 함께 1900년대 초 일본에 수입되었습니다.

1904년에 제작된 야마바 증기 자동차. 10명을 태울 수 있었던 이 자동차는 일본인의 손으로 만들어진 최초의 자동차로 취급됩니다.

1907년에 만들어진 요시다(吉田) 자동차입니다. 아리스가와 다케히토 왕족의 의뢰를 받아 요시다 신타로라는 기술자가 만들어낸 일본 최초의 휘발유 내연기관 자동차입니다. 생산량은 10대 정도로 많지 않았으며, 덜커덩거리는 소리를 내면서 달린다는 이유로 타쿠리(たくり)라는 별명으로도 불리기도 했습니다.

1918년형 T.G.E.(도쿄가스전기공업) 모델 A. 최초의 일본산 군용 트럭으로, 실물 사이즈의 레플리카는 히노 21세기 기념관에 전시되어 있다고 합니다.

포드 TT 모델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11인승 버스 엔타로(円太郎)입니다. 1923년 간토 대지진이 일어나 전차와 기차가 다닐 수 없게 된 환경에서 대중교통으로 많이 활용되었다고 합니다.


1929년형 포드 모델 A. 포드가 1925년에 요코하마 현지 공장을 지어 모델T를 생산, 판매했으며, 뒤이어 이 모델A가 출시되었습니다. 거리에 상관없이 1엔만 탈 수 있는 엔택시로 많이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1931년형 쉐보레 페이튼. 포드에 이어 GM도 1927년 오사카에 현지 공장을 두고 차를 만들어 팔았으며, 전시차는 실제로 오사카에서 생산된 원형 모델입니다.


토요다의 모델AA와 G1 트럭은 산업기술 기념관 리뷰글에서 실물 사이즈의 전시차를 소개해드렸으니 설명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2차대전 전후 시기 1945~1950년에 일본에서 많이 보였던 자동차들입니다.

1941년형 윌리스 지프. 미군이 썼던 이 4륜 지프는 폐허가 된 지역도 자유자재로 돌아다닐 수 있어 암시장을 통해 많이 거래되었다 합니다.

1937년 나고야의 미즈노 철공소에서 만든 삼륜차입니다. 비슷한 형상의 다른 삼륜차들과 달리 전륜구동이었으며, 엔진, 미션, 라디에이터, 연료탱크를 앞바퀴 양 옆쪽으로 배치한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1949년형 미쓰비시 실버 피죤입니다. 버려진 전투기용 바퀴, 철판, 부속 등을 재활용해 만든 112cc짜리 이 스쿠터는 후지중공업의 래빗과 함께 전후 시대에 가장 인기 있는 이륜차였습니다.

자전거를 개조해 만든 택시 린타쿠(輪タク)입니다.


투명 펜스로 보호하고 있는 모델은 1947년 미쓰비시 중공업이 최초로 만든 경량 합금 프레임의 자전거 쥬지(十学)입니다. 당대 자전거용 부속들도 자세하게 전시하고 있었는데 자전거 쪽은 제 취향이 아니라서 패스..

1950년대 초기에 만들어진 토요타 모델BM 기반의 목탄 엔진 개조차입니다. 휘발유가 희귀했던 전후 시대에는 이러한 목탄차들이 많이 사용되었습니다.

1949년형 포드 커스텀. 물 흐르는듯한 유선형 디자인 때문에 부유층 사이에서 높은 인기를 끌었다 합니다.

아직 마이카는 요원했으나 자동차 자체생산 본격화에 들어갔던 1950년대의 자동차들입니다.

1952년형 혼다 커브 F. 자전거에 50cc 엔진을 보조 동력원으로 붙인 형태의 커브 F는 오늘날까지도 우수한 정비편의성과 내구성능으로 인해 사랑받는 혼다 커브 시리즈의 조상입니다.

1953년형 토요타 SG 트럭. 당대 미제 픽업트럭을 모방한 것이 강하게 느껴집니다.


1953년형 마츠다 삼륜트럭. 끽해야 1톤 미만의 적재능력을 가진 당대 경쟁사 동급 트럭들과 달리 짐을 2톤이나 실을 수 있었습니다.

1959년형 토요타 토요에이스. 삼륜트럭이 흔했던 소형 트럭 시장에 최초로 사륜트럭 붐을 이끌었습니다.

1959년형 토요펫 크라운입니다. 크라운에 대해선 60주년 특별전 글에서 많이 리뷰했으니 더 이상의 설명은 필요 없을 것 같고.. 시대배경상 특징으로는 원래 고급 오너드리븐 세단으로 기획된 것과 달리 택시나 영업용으로 많이 쓰였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1960년형 닷선 블루버드(211)입니다. 닷선 차종 중 최초로 미국 수출을 하기 시작하면서 생산 캐파가 2배로 늘어나게 되었다고 합니다.

1956년형 토요펫 마스터라인 밴입니다. 상용 전용 모델로서, 밴 및 트럭으로 출시되었습니다.

1956년형 BS 모터. 커브와 마찬가지로 자전거에 엔진을 보조동력원으로 붙인 형태입니다.





















토요타 자동차 박물관 본관에서 전시된 차들과 중복되는 차들도 있고 해서 설명을 일일이 달지는 않겠습니다. 이쪽 코너부터는 오히려 연대별 소품 보는 재미가 더 쏠쏠하더군요.


영혼까지 탈탈 털릴뻔했던 악세사리 샵.



1인 탑승용 컨셉트카들입니다. 토요타가 아닌 다른 일본 회사들도 이런거 은근히 많이 제안하는데, 언제 현실화될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세계 각지의 번호판 모음. 우리나라 번호판으로는 없어진지 오래된 녹색 번호판이 아직도 전시되어 있네요.



원망스럽게도 나갈때 되니까 날씨가 급 맑아졌습니다. 2007년에 도쿄 갔을 때엔 태풍에 시달리고 이번 해엔 장마에 시달리고.. 이상하게 일본 갈 때만큼은 정말 날씨 운이 안 받쳐주네요 ㅠㅠ


리니모라는 기차를 타고 다시 나고야 시내로 돌아갔습니다. 토요타 자동차 박물관은 나고야 시내에서 찾아가기에 은근히 힘들고 귀찮다는 단점이 있지만, 그래도 한번쯤 방문해 볼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됩니다. 특히 올드카를 좋아하는 분들에겐 꼭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다음으로는 나고야성 여행기를 올려야겠지만.. 너무 늦어지기 전에 노스탤직 카 페스티벌 리뷰를 먼저 올려야겠습니다ㅠ
덧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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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 마차로군요.
2. 첫 전시물은 에도 시대에 쓰였던 수레 다이하치(大八車). 어원에 대해선 발명가의 이름이라는 설도 있고, 어른(大人) 8명만 있으면 어떠한 무거운 짐도 쉽게 나를 수 있다는 의미라는 설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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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어카도 일본에서 만들었답니다.
3. 초기 자동차는 뒷바퀴를 체인으로 굴렸네요.
4. 1941년형 윌리스 지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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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습이 요즘 랭글러와도 별로 안 달라 보입니다.
5. 1937년 나고야의 미즈노 철공소에서 만든 삼륜차입니다. 비슷한 형상의 다른 삼륜차들과 달리 전륜구동이었으며, 엔진, 미션, 라디에이터, 연료탱크를 앞바퀴 양 옆쪽으로 배치한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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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F 처음은 르노로 기억하는데, 르노보다도 별로 안 늦은 듯 합니다.
6. 1949년형 미쓰비시 실버 피죤입니다. 버려진 전투기용 바퀴, 철판, 부속 등을 재활용해 만든 112cc짜리 이 스쿠터는 후지중공업의 래빗과 함께 전후 시대에 가장 인기 있는 이륜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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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쯔비시, 스바루가 오토바이도 만들었네요. 스바루도 비행기 부품으로 만들었을까요?
7. 자전거를 개조해 만든 택시 린타쿠(輪タク)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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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도 관광지에서 보이지요. 인도에선 널리 쓰기도 하고요.
8. 투명 펜스로 보호하고 있는 모델은 1947년 미쓰비시 중공업이 최초로 만든 경량 합금 프레임의 자전거 쥬지(十学)입니다. 당대 자전거용 부속들도 자세하게 전시하고 있었는데 자전거 쪽은 제 취향이 아니라서 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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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쯔비시도 자전거 -> 오토바이 -> 3륜차 -> 4륜차 과정을 거쳤나요?
9. 1953년형 마츠다 삼륜트럭. 끽해야 1톤 미만의 적재능력을 가진 당대 경쟁사 동급 트럭들과 달리 짐을 2톤이나 실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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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2톤보다 훨씬 작아 보이네요. 마쯔다가 옛날엔 트럭도 만들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