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의 라인업을 보면 시장바닥마냥 복잡하기 짝이 없습니다. 세단에선 패스트백, 하이루프 패스트백, 쿠페형 세단이 파생되고, SUV는 쿠페형 SUV, 컨버터블형 SUV 등으로 파생되어 이쯤되면 판매하는 영업사원들도 뭐가 뭔지 구별이 되나 싶은 정도. BMW와 벤츠는 최근 카앤드라이버의 인터뷰에서 자사의 지나치게 방만한 라인업을 수년내 정리할 것을 밝혔습니다. 안타깝게도 1순위 정리 대상은 돈이 제일 안 벌리는 쿠페와 컨버터블이 될 것이라는 점.

"X2와 X7같은 추가예정 신차가 일부 더 있긴 하지만, 우리(BMW)의 바디 스타일과 세그먼트 라인업은 거의 꽉 찬 상태다. 내부 검토결과, 향후 일부 바디스타일은 단종시킬 필요가 있다." (BMW 영업/마케팅총괄 이안 로버트슨)

"쿠페, 컨버터블같은 스페셜티카들은 늘 니치(niche)적인 존재였다. 중국과 기타 신흥시장이 확대되고 있는데, 그 지역 소비자들은 세단 차종을 원하지, 스페셜티카(쿠페, 컨버터블)을 원치는 않는다. 우리 입장에서도 스페셜티카 지속 생산의 효용을 긍정 검토하는게 어려울 수밖에 없다." (다임러 회장 디터 지체)
디터 지체 회장은 메르세데스가 2도어 모델을 지속 생산할 것이라고는 하였지만, 현재처럼 다양한 종류로 만들지는 못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벤츠의 2도어 쿠페 및 컨버터블은 C, E, S클래스의 파생형, 그리고 로드스터 SLC(=SLK), SL, AMG GT 쿠페 및 컨버터블로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 중 가장 다양한데, 수요가 가장 적은 영역부터 차기작을 포기할 가능성이 높을 것입니다.

작년 8월 조용히 단종된 BMW의 유일한 로드스터 Z4
BMW가 3시리즈에서 분리/파생시킨 4시리즈 쿠페, 컨버터블은 여전히 D세그먼트 2도어 시장의 강자지만, 오픈톱 스포츠카 영역을 지속 유지하는 것이 너무 어려웠다는 것을 밝혔습니다. 이안 로버트슨 총괄은 "제일 미래가 안 보이는 시장은 바로 로드스터 세그먼트다. 2008년 세계 경제위기 이후 전혀 회복세를 보이지 못 하고 있으며, 신흥 시장인 아시아에서는 철저히 외면당하는 영역이다. 토요타와의 플랫폼 공유로 개발 중인 신형 오픈톱 스포츠카도 약간이나마 규모의 경제 효과를 취해보려는 일환인 것"이라고 첨언했습니다. BMW와 토요타는 알려진대로 양사간 공동개발을 통해 Z5(BMW), 수프라(토요타) 스포츠카를 각각 런칭할 계획입니다.

이안 로버트슨 총괄은 부유층의 지속 소비 수요가 있는 중형 이상급 쿠페/컨버터블 역시 앞날이 창창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BMW는 쿠페형 세단인 그란쿠페 라인업(4,6시리즈)으로 성공을 맛봤습니다. 낮은 시트포지션과 스포티한 주행감각을 뒷문짝과 함께 가질 수 있다는 사실에 소비자들이 열광하는 것이죠. 4도어 쿠페형 세단은 향후 더 많이 파생될 것이며, 라인업 확장에 따라 정리되어야 할 수밖에 없는 차들은 정리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미 2000년대 말 경제 위기 시점에 대중 브랜드의 중~저가 쿠페, 컨버터블이 판매부진으로 인해 대폭 단종되었고,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고 있던 차들도 후속모델의 기약 없이 단종되어버렸습니다. 인기가 전통적으로 높았던 마즈다 MX-5 로드스터 정도가 대를 이어나가고 있는 정도? 피아트 124 스파이더도 결국 MX-5랑 형제차고..
그나마 중산층~부유층 수요 때문에 쿠페, 컨버터블을 지속 생산하고 있던 프리미엄 브랜드들 또한 아시아 지역 신흥 소비자들의 일관된 세단/SUV 선호, 그리고 4도어/5도어 승용차의 "쿠페화" 열풍에 따라 2도어 쿠페, 컨버터블의 베리에이션을 줄여나갈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10년 안에 차기모델 없이 단종될 것이라고 강하게 예상되는 차들을 몇가지 꼽아봤습니다.

아우디 A3 컨버터블 / TT
아우디의 오픈톱 모델의 마지노선은 향후 아마 아우디 A5 컨버터블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존폐의 기로에 놓인 아우디의 두 컴팩트급 컨버터블 및 쿠페/로드스터 차종들..

BMW 2시리즈 쿠페/컨버터블
BMW 2시리즈같은 경우 뿌리모델인 1시리즈의 전륜구동화가 이미 공식 천명되어서 후륜구동으로서는 현세대가 마지막 모델이 될 것입니다. 향후 전륜구동 플랫폼 기반의 4도어 쿠페라이크 스타일로 "2시리즈 그란쿠페"가 나오면 나왔지, 2시리즈 쿠페, 컨버터블은 1순위 정리대상으로 예상됩니다.

고성능 후륜구동 쿠페인 M2도 아마 위 경쟁차들(아우디 S3, 벤츠 AMG CLA45)처럼 전륜구동 베이스 사륜구동 세단으로 바뀌지 않을까 싶은..

C,E,S클래스 쿠페 및 컨버터블도 주력의 몇종류 빼곤 앞날이 보장 못될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지금도 사실 뭔가 프리미엄 브랜드 유일 쿠페/컨버터블 풀라인업이라는 자랑을 위해 무리하게 라인업을 확장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기에.. BMW 4시리즈 그란쿠페, 아우디 A5 스포츠백의 마땅한 대적상대가 없는 벤츠로서는 "C클래스 판의 CLS" 추가를 위해 쿠페나 컨버터블 몇종을 추후 도태시킬 것 같은..

결론 : 4도어성애국 중국핥이, 정체성 파괴범, 끔찍한 혼종 이 무리들이 2도어 쿠페, 컨버터블을 죽이고 있는 장본인들인 거십니다.. 뭐 현실은 날개돋친듯이 팔려나갈테니 실리를 따지면 어쩔 수 없겠지만..
덧글
하긴 미니도 5도어가 불티나게 잘팔리고 있다고 하니 역시 실용성 + 마누라를 설득시키기 위한 용도가 잘 먹힌다는 ㅎㅎㅎ
여유가 있으면 그냥 기추해버리면 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니..
사실 이런 말을 해도 할 말 없는 입장인 이유가 저도 당장에 차를 바꿔야된다면 쿠페를 고를 수가 없는지라...ㅠㅠ
돈앞에선 장사없다~
그쪽 차 살 일은 없겠으나 우울한 뉴스임엔 틀림없군요.
그렇다면 스포티한 디자인과 문짝 4개짜리 편의성을 모두 갖춘 4도어 '쿠페'는 어떠세요?
물론 좀 더 허세를 부리고 싶다면 크고 아름다운 차체와 그르렁 거리는 대형엔진을 갖춘 SUV '쿠페'도 준비되어있습니다.
차를 좋아하는 남자들의 아쉬움을 달래줄 확실한 정신승리 수단이죠!
.....갸아아아악 구와아아악(...)
세상에 점점 로망이 없어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고 볼 수 있겠군요.
하긴 문 네짝이라면 질색팔색하던 저부터 결국 세단으로 왔으니 누굴 탓하겠습니까마는. orz
2. 이런 상황에서 계속 미아타를 만드는 마쯔다는 대단합니다. 심지어 미아타로 돈이 남는다고 하네요.
3. 크라이슬러가 대중차 업체로는 드물게 뚜껑 없는 차(세브링?)를 만들었는데, 어떻게 되었나요? 그러고 보면, 랭글러도 컨버터블이긴 하네요.
대중업체에서 오픈에어링을 느낄 수 있는 건 S660, 코펜, MX-5, 골프컨버터블, 미니컨버터블, 500c정도 뿐이죠.
바디타입 자체가 달라지는 경우다보니..
2. 특정지역 전략형으로 팔리는 차들과 달리 미아타는 전세계에 팔고 있고 로드스터 중에서 세계 판매량이 가장 높죠?
3. 컨버터블 만들었던 버짓 브랜드 꽤 많죠. 토요타도 캠리 솔라라 컨버터블을 만들었었고 본문에 단종 컨버터블 여섯종 모아둔 사진도 모두 버짓브랜드..
물론 돈도 안되고 살 사람도 없어서 죄다 멸종했지만요
골프 컨버터블은 현재 라인업에서 안보이는걸로 봐선 단종인듯 싶고, 군소 수입업자들이 가져오는 일제 컨버터블은 성능에 비해 너무 비싸게 수입되고 있고,
희망은 미니 컨버터블 뿐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