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오다이바 토요타 히스토리 개라지 ├ 일본 여행기




오다이바 토요타 메가웹이 토요타의 현재와 미래를 보여준다면, 히스토리 개라지는 토요타가 수집한 올드카들을 테마에 맞춰 전시하는 곳입니다. 박물관이라 할 만한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오다이바를 들른 이상 자동차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들러야 할 코스.


제가 방문했던 여름엔 토요타 창업주 관련 특별전시를 하고 있었는데, 2년 전 나고야 토요타 산업기술 기념관에서 봤던 한세기전 방적기 등의 것들과 대부분 중복되어 패스하고 넘어갔습니다.


1967 토요타 센추리(VG20). 토요타 창업주인 토요타 사키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센추리(Century)라는 이름이 붙었으며, 1997년의 2세대가 나오기 전까지 30년이나 세대교체 없이 단일모델로 판매되었던 토요타의 최상위 모델입니다. 일본내수용 기함으로 닛산 프레지던트도 있었는데, 후속모델 없이 도태되고 남은건 이 센추리밖에 없네요. 센추리 출시 50주년이 되는 2017년 도쿄모터쇼에는 센추리의 3세대 모델이 공개되기도 했죠.


1967 토요타 2000GT. 야마하와 토요타가 공동개발한 토요타의 첫 고급 스포츠카는 007 두번 산다 영화에 본드카로 출연하였고, 최고시속 220km/h를 냈습니다. 당시 크라운의 2배가 넘는 너무 비싼 가격 탓에 337대만 생산되고 3년만에 단종되었는데, 이때문에 프리미엄이 붙어 오늘날에도 비싼 몸값에 거래되는 몇안되는 일본차중 하나로 꼽힙니다.


1962 피아트 누오바 500D. 20세기 중후반 이탈리아의 대표 국민차인 500은 오늘날에도 이름이 계승되고 있습니다. 문이 반대쪽으로 열리는 이 초기형은 더욱 귀한 몸이죠.


1966 알파로메오 1600 스파이더 듀엣. 더스틴 호프만이 출연했던 영화 "졸업"에 나온 빨간색 스파이더는 세계인들의 머릿속에 강한 인상을 남기며, 무려 26년간 생산된 알파로메오의 최장수 모델이기도 합니다. 경주 세계자동차박물관에 있던 2세대 알파 스파이더가 아닌, 1세대 진짜배기 알파 스파이더를 볼 수 있어 더욱 좋았습니다.


1954 메서슈미트 KR175. 전투기 제조사였던 메서슈미트가 2차 세계대전 종전 후 만든 세바퀴 스쿠터입니다. 전투기 캐노피같이 여닫을 수 있는 캐빈을 재현한 이 스쿠터는 175cc짜리 엔진으로 최고시속 95km/h를 냈습니다.


1957 폭스바겐 비틀 타입I. 설명을 굳이 달 필요가 없는 유명한 차죠.


1953 시트로엥 11B. 트락숑 아방(Traction Avant)이라는 별칭의 이 차는 양산차 세계 최초의 전륜구동형 차량으로, 23년간 다양한 바리에이션으로 75만대가 넘게 생산되며 인기를 끌었습니다.


1959 캐딜락 시리즈 62 엘도라도. 어마어마한 몸집에 아낌없이 펴바른 크롬장식, 시대를 앞선 테일핀 테일램프 등으로 화려함의 극을 달린, 20세기 중반 미국 고급차 중 최고봉으로 꼽히는 차입니다. 이 디자인으로 생산된게 딱 1959년식 하나뿐이기에, 더욱 몸값이 비싸죠.


1959 미국지엠 쉐보레 임팔라. 90년대부터 그냥 그렇고 그런 대형차로 전락했지만, 50년대엔 이렇게나 캐딜락 못지않게 화려하고 멋진 대형차였습니다. 날개를 편듯한 독특한 분리형 트렁크 디자인과 매섭게 치켜뜬 눈을 연상케 하는 테일램프가 매우 인상적이죠.



1981 드로리언 DMC-12. 걸윙도어에 스테인리스 스틸 바디의 스포츠카는 센세이셔널한 비주얼을 뽐냈으나, 신생 메이커로서의 부실한 경영여건과, 품질, 안전성 문제 논란에 휘말려 1년만에 판매가 중지되고 회사가 망하게 됩니다. 이후 백투더퓨처 영화의 타임머신으로 출연해 세계적인 인기를 끌어, 오늘날에는 수집용으로 인기가 재평가되고 있죠.



1964 포드 머스탱과 1963 미국지엠 쉐보레 콜벳 스팅레이. 오늘날까지 대가 이어지고 있는 미국 스포츠카의 상징과 같은 존재들이죠. 양쪽 모두 이 연식의 차들이 역대 모델 가운데 가장 사랑받는 차라는 점도 특징이고요.


1960 닷선 1000 트럭과 1971 이스즈 117 쿠페. 오늘날 이스즈는 트럭/상용차 전문으로 남아있지만, 한때는 주지아로에 디자인을 의뢰해 이렇게 고급스럽고 멋진 스포츠카를 만들었던 시절이 있었죠.


히스토리 개라지 내부에 전시되지 못하고 바깥에 방치되듯이 전시된 차들도 꽤나 흥미롭습니다. BMW의 이세타는 앞서 메서슈미트 스쿠터처럼, 종전 이후 버블카로 생산되었던 국민차입니다. 우리나라 영종도 BMW 드라이빙 센터에도 근사한 복원차가 전시 중이죠.


토요타 스포츠 800. 토요타의 첫 스포츠카로, 퍼블리카의 섀시에 800cc 엔진을 올렸습니다.


꺾어지는듯한 C필러가 인상적인 마즈다 캐롤과 둥글둥글 귀여운 몸매의 스바루 360. 60년대 일본 360cc 경차 시대에 가장 인기있던 차들입니다. 뒤쪽 옆구리에 나있는 에어벤트에서도 암시되듯 모두 RR구동계인 점이 특징.


토요타 퍼블리카 컨버터블. 60년대의 퍼블리카는 세단, 왜건, 픽업트럭뿐만 아니라 이런 컨버터블처럼 다양한 바리에이션으로 생산되었습니다. 앞서의 스포츠 800의 원형이기도 하죠.


축소모형차로 표현한 토요타 및 세계 명차들의 역사.


아랫층 야외에도 전시공간이 없어서인지 올드카들이 바깥에 나와있습니다. 위에서부터 이름모를 MG 올드카, 닛산 페어레이디Z, 닛산 블루버드 SSS입니다.


돈만 많았다면 정말 싹 쓸어오고싶었던 모델카 샵.


토요타 86이 만화 이니셜D의 AE86처럼 흑백으로 치장하고 있는 모습.


리스토어 개라지. 전면에는 토요타의 옛 엔진들을 갖다놓고 리스토어 개러지에선 오래된 로터스 엘란을 복원 중인듯 하군요.


토요타, 아니 일본 랠리카 역사의 시조로 손꼽히는 1957 토요타 크라운 RSD. 호주 한바퀴를 뺑 도는 19일, 17,000km 여정의 극한 모빌가스 랠리에서 52대 중 47위로 완주하며 국제 모터스포츠 무대에서 일본차의 존재감을 널리 알렸습니다.


1985 토요타 셀리카 트윈캠 터보 랠리카. 1983년부터 그룹B 랠리에 출전한 이 차는 2.1리터 4기통 터보 326마력 엔진으로 후륜을 굴렸으며, 사파리 랠리에서 특히 강점을 보였습니다.


1990 토요타 셀리카 GT-Four ST165. 토요타 최초의 풀타임 4WD 랠리카로, 1.1톤을 조금 넘는 중량에 2.0리터 터보 295마력 엔진을 올렸습니다.


모델카로 살펴보는 토요타 랠리카의 역사.


경쟁사들에 대한 리스펙트도 빼먹지 않고 있습니다.


2017년 야리스와 함께 WRC에 복귀한 기념으로 자사의 과거 주요 랠리카들을 특별 전시하고 있어 같이 살펴봤습니다.


1995 셀리카 GT-Four ST185. 일본인 드라이버 후지모토 요시오가 이 차로 사파리 랠리에서 우승하며 첫 일본인 국제랠리 우승 기록을 남겼습니다.


1993 셀리카 GT-Four ST185. 셀리카는 1993, 1994년 2년 연속 매뉴팩처러, 드라이버 챔피언십을 모두 차지하며 토요타 랠리의 황금기를 달렸습니다.


후지모토 요시오가 소장하고 있던 1995 사파리랠리 우승 당시 지도 등의 사료들.


1993 스바루 레거시 RS와 1998 스바루 임프레자 555 랠리카. 토요타의 랠리 역사라면서 왜 푸른 스바루 랠리카가 튀어나오나 했더니 이제 토요타의 우산 아래 있는 회사였죠 참..


1995 셀리카 GT-Four ST205 랠리카. 토요타는 1995년 카탈루냐 랠리에서 규정 위반의 에어 리스트릭터를 몰래 설치한 치팅으로 우위를 점해왔다는 점이 들통나 FIA로부터 1년간 랠리 참여 금지 및 포인트 몰수라는 중징계를 당했고, 셀리카 랠리카 시대는 이 차를 끝으로 막을 내리게 됩니다.


1997 토요타 코롤라 WR카 프로토타입. 앞서의 사건으로 WRC에서 퇴출됐던 토요타는 1997년 WR카 규졍에 맞춘 코롤라 랠리카로 WRC에 복귀합니다.


랠리카의 역사와 무슨 상관인진 모르겠지만 주변에는 2002년 JGTC 수프라 우승차 엔진과 2000년대 초반 포뮬러 엔진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V10의 F1 엔진이라니 감회가 새롭네요.


값진 우승트로피들. 아랫쪽은 콜린 맥레이가 1993년 WRC 뉴질랜드 랠리에서 스바루 레거시 RS 랠리카를 탔을적에 딴 생애 최초의 챔피언 트로피입니다. 당시 그의 나이는 겨우 스물여섯살이었으며, 2년 뒤엔 당시 세계 최연소의 나이로 WRC 드라이버 챔피언을 따냈고, 1995~1997년 3년 연속으로 소속팀 스바루에게 매뉴팩처러 챔피언십을 안겨주었죠. 2007년에 비행기 사고로 운명을 달리하였지만, 오늘날까지도 널리 회자되는 전설의 드라이버죠.


1985 토요타 MR-2 222D 랠리카 프로토타입. 1986년 WRC 그룹B가 끔찍한 인명사고로 폐지됨에 따라 출력상한을 300마력으로 낮춘 그룹S가 새로이 고안되었으나, 계획이 전면 폐지됨에 따라 란치아, 오펠, 라다, 토요타가 만든 프로토타입들도 맥없이 사라졌는데, 이 MR-2 랠리카도 그 중 하나입니다.


토요타 스포츠 800 GT-I 레이스카와 다이하츠 미젯 삼륜차가 입구를 장식하고 있는 모습.

오다이바 토요타 히스토리 개라지의 리뷰는 여기까지입니다. 별도의 입장료는 없으며, 특별전시물이 매달 바뀔 수 있으니 미리 홈페이지를 참조하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덧글

  • dennis 2017/11/29 12:45 # 답글

    14년전에 가서 봤던 토요타 800 반갑네요 ^^
    BMW 이세타는 살고있는 동네 카페서 주말에 종종 보죠. 깔끔하게 리스토레이션 한 이스트를 타고 브런치 먹으러 오는 아놀드 할배 전성시대 몸집을 한 덩치가 어마어마한 남자분이 몰고 온다는...
    처음 봤을때 마시고 있던 커피 뿜을뻔... ㅋ
  • 아방가르드 2017/12/02 16:46 #

    이세타가 굴러다니는 동네라니 우리나라는 아닌가보군요 ㄷㄷ;
  • dennis 2017/12/04 11:40 #

    네 호주 시드니 거주하는 외국인 입니다. ^^
    종종 럼보기니 글쿠 출근길에 종종 DeLorean 도 보곤 하죠. 얼마전레 F1 처럼 생긴 1인승 차를 누가 몰고 가던데 어느회사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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