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헤리티지 라이브 2회 관람 후기 ├ 자동차 이야기




작년 12월 초에 열렸던 현대차 헤리티지 라이브 2화 후기입니다. 연말연초 이런저런 일이 많다보니 후기가 거의 한달이나 밀렸네요.. 현대차 역사가 반 백년에 달해가니 이렇게 자사의 과거를 돌아보고 소중히 여기는 취지의 이벤트가 많아지는데, 고급차의 역사를 다뤘던 1화와 달리 2화는 스포츠카의 역사에 대해 이야기하였습니다. 행사 장소는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의 3층 강당으로 지난번과 동일했고, "현대차의 스포츠카 역사"를 대표하는 3개 차종(스쿠프, 티뷰론 스페셜, 투스카니)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왼쪽에서부터 현대차 브랜드전략팀 권규혁 차장님, 배한성 성우님, 황욱익 칼럼니스트님.

지난회차 행사와 마찬가지로 본 행사를 기획하신 권규혁 차장님, 그리고 배한성 성우님이 연사로 나와주시고, 스포츠카 헤리티지 주제에 걸맞게 현직 자동차 칼럼니스트 황욱익님도 나서주셨습니다. (2부에선 카레이서 권봄이 선수님도 동참)


우리나라에 국산 스포츠카 문화가 최초로 본격화된 계기는 오렌지족. 80년대 말~90년대 초 우리나라가 급속도로 물적 성장을 이룰 때 큰 소비 씀씀이로 개성을 자랑하고픈 부유층 2세 젊은이들 "오렌지족"이 등장했습니다. 이 시기에 있던 특이한 차라고 해봐야 르망이나 엑셀의 3도어 모델 정도밖에 없었는데, 이들을 타겟으로 한 스포츠패션카로 등장한 것이 스쿠프.


엑셀 기반으로 설계된 스쿠프는 초기엔 기술제휴사였던 미츠비시 1.5리터 오리온 엔진을 탑재했으나, 용인 마북리연구소에서 7년간 288번의 설계변경 끝에 현대차 최초로 자체개발해낸 "알파" 1.5리터 엔진을 91년형부터 탑재했습니다. 같은 해 몇달 뒤 추가된 스쿠프 터보는 국산 승용차 최초의 터보차저 탑재차량으로 남아 있으며, 인터쿨러가 없어서 혹서기 성능이 떨어지고, 매뉴얼상 후열 필요에 대한 명시 내용이 없어 터보차저 차량을 처음 접한 분들이 관리상 어려움을 많이 겪기도 했지만, 90년대 초 당대에 가장 고성능의 국산차였으며, 우리나라에 튜닝과 모터스포츠 문화가 본격화되게 만든 진주인공이죠.



행사장에는 후기형 스쿠프를 자유롭게 구경할 수 있게 준비해두었습니다.


스쿠프의 뒤를 이어 나온 현대차의 두번째 스포츠카 티뷰론. 90년대 초 출품됐던 HCD-1 컨셉트를 이어받은 풍부한 곡면의 디자인은 파격 그 자체였으며, 국산차 금형 기술 발전을 몸소 증명해냈습니다. 터보차저 없이도 알파엔진 시절보다 훨씬 고성능을 냈던 1.8리터 또는 2.0리터 베타엔진이 들어갔죠. 지금은 미운우리새끼 TV프로에 나오는 노총각이 되었지만 90년대 최고 아이돌스타였던 H.O.T. 토니안도 "포카리"라는 애칭의 파란색 티뷰론을 아껴했고 당대 젊은이들의 드림카였는데, 초기형 티뷰론은 지금 봐도 참 가슴 설렙니다.


게다가 이날 출품된 티뷰론은 그 귀하다던 티뷰론 스페셜 한정판이 전시되었습니다. 보닛, 양쪽 펜더, 도어 등이 알루미늄 소재로 만들어져 기존 티뷰론 대비 25kg 가량 가벼웠으며, MOMO 휠, 스티어링휠, 기어노브가 적용되었습니다. 실제 팔린 사양은 바디컬러에 스트라이프를 입힌 디자인이었으나, 여기 나온 전시차는 도색 없이 알루미늄 소재가 그대로 노출된 프로토타입. 프로토타입인만큼 휠, 스티어링휠, 기어노브 등이 MOMO 애프터마켓용품 대신 순정품이 적용되어 있지만, 티뷰론 자체도 씨가 말라가고 있는 판에 티뷰론 스페셜 진품을 이렇게 보게 되다니 참 감격입니다. 티뷰론 스페셜은 500대만 한정판매되었으며, 알루미늄 외판이 너무 비싸 차를 전투형으로 굴릴 모터스포츠 경기용으로는 선호되지 않았으며, 에어백이 없는 모모 스티어링휠은 자동차검사소에서 불법이라고 지적받아 차주들이 카탈로그를 항시 휴대하고 다니면서 순정품임을 주장해야 했던 웃픈 과거가 있었죠.


2001~2008년간 판매된 투스카니. 단종된지 올해로서 꼭 10년차인 투스카니는 V6 엔진과 6단 수동변속기를 사용한 최초의 국산 쿠페로,


해외에서는 카를로스 대형께서 2700마력으로 개조하여 부가티를 따고 다녔다는 전설의..

..물론 2700cc의 오역입니다


출품차는 후방안개등이 붙고 수출명인 "Hyundai Coupe"로고가 달린 수출사양으로 보입니다. 투스카니는 중고차값이 매우 저렵해져 저비용 아마추어 모터스포츠 입문용으로 사랑받고 있으며, 엘리사라는 트림명이 붙은 2.7 델타엔진 차는 오늘날 봐도 사운드가 참 매력적이죠.


2부부터는 현역 여성 프로레이서 권봄이님도 함께하여 현대차와 한국 모터스포츠 역사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정말로 속도감없는 80년대 말 진부령 레이스 VCR 자료부터 시작해 1992년의 스쿠프 콜로라도 파이크프 피크 출전 우승(드라이버 로드 밀렌), 자연농원 시절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국내 온로드 모터스포츠가 꽃펴나가던 이야기들을 계속 풀어나가다보니 시간이 모자랄 지경이더군요.


이번 글을 쓰며 2007년 용인에서 열렸던 금호 엑스타 타임트라이얼 대회에 놀러가 찍은 사진들도 다시 꺼내보았습니다. 차도 없는데 버스 타고 열심히 에버랜드로 달려가 뜨거운 햇빛 아래 질주하던 티뷰론, 투스카니를 보며 경기 출전에 대한 꿈을 가졌던 적이 있었는데, 11년이 지나도 여러가지 현실적 제약으로 아직 녹록치는 않네요. 더 나이들기전에는 레이싱 수트를 입고 아마추어대회라도 나가보리라 다시한번 다짐해봅니다.


비록 오늘날 돌아보면 보잘것없는 성능의 차들이었다고 비웃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오늘날 한국산 고성능 스포츠카라는 장르와 모터스포츠 문화의 발전의 씨앗이 된 존재라는 점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입니다.


한국에서 자동차 좋아하는 어른들 사이에서 누구나 한번쯤 가슴속에 드림카로 품어봤을 스쿠프~투스카니 3代 스포츠카 이야기와 고성능차/모터스포츠의 발전 방향까지 폭넓은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이날 기획된 두시간이 참 정신없이 흘러갔습니다. 간만에 2000년대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 티뷰론 보러 쫓아다녔던 어렸을 때의 추억도 되새기고, 이 차들로 튜닝과 모터스포츠를 즐겼던 선배 카마니아분들과도 교류하는 즐거운 시간을 가져서 더욱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다음 헤리티지 라이브가 언제 어떤 주제로 열릴지에 대해선 아직 알려지지 않았으나, 앞으로도 흥미로운 주제로 다시 만날 수 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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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삼성동뻥튀기왕 2018/01/07 21:31 # 삭제 답글

    본넷------터뷸런스(98600원), 스폐셜(462000원)

    휀더(한쪽만)-----터뷸런스(47300원), 스폐셜(151800원)

    트렁크(유리제외)------터뷸런스(115500원), 스폐셜(462000원)

    도어(한쪽만)-------터뷸런스(115500원), 스폐셜(616000원)


    지금이라면 트렁크가 100만원 찍겠네요..
  • W16.4 2018/01/08 20:58 # 삭제

    차체 뼈대와 관계 없는 부분만 Al로 찍었군요.
  • 제이 2018/01/08 11:33 # 답글

    투스카니는 부식만 없으면 소장 가치 100% 인데 말이죠..
    신차 빼고 1년만에 서스펜션 튜닝을 하려고 순정 서스펜션을 탈거 했는데 뒷 서스펜션 조립부에서 녹물이 좌아아악...
  • 아방가르드 2018/01/11 00:31 #

    옛날 국산차들의 부식 문제는 정말 눈물만..
  • 폴라 2018/01/09 20:38 # 답글

    투가는 그래도 관리 잘해서 녹이 없는 차량들이 있지만 티뷰론쪽은 거의 절망적인데.. 저기 전시된 티뷰론 스페셜은 하체 녹이 거의 없더군요 ..
    괘장히 희귀한 경우라.. .. 아마 전시 차량들은 비 한번 맞아본적이 없을겁니다...

    애매하게도.. 정말 치명적인 부위에 녹이 심하지않으면 의외로 주행적인 문제는 치명적이진 않은듯합니다.... 시한부라는건 어쩔수없지만..
    경기용 차량중에도 하체녹이 상당한 수준들이 많더군요,

    간만에 티뷰론 시트에 착석해보니 정말 가슴이 뭉클해지더군요.. 그 피트감과 낮은시선 위치는 확실히 남 달랐습니다.. 요즘 차들은 너무 시트가 높아요..
  • 삼성동뻥튀기왕 2018/01/09 22:06 # 삭제

    내장이 문제지.. 바디는 각그랜저도 몇년 전에 패널 찍어냈다니 문제 아닐꺼예요. 계열사 파텍스에서.. 금형을 다 보관하고.. 단종 차량 바디를 생산하고 있으니.. 바디 살리는건 비용 문제만 제외하면 그리 큰일이 아닐겁니다..
  • 폴라 2018/01/10 01:13 #

    비용문제가 너무 크니까 문제인거죠.. 그냥 리뉴얼 하는편이 돈도 가성비도 더 높을게 지당하지 않겠습니까?
    1.6 터보 출력도 다 못받을 바디인데. 다시 생산해서 의미가 있겠습니까..
  • 아방가르드 2018/01/11 00:32 #

    답글 달아주신 분께서는 파츠가 재생산된다는 점을 강조하신것이지 차종의 재생산까지는 이야기하신건 아닌것같습니다 ^^;
  • 2018/01/10 01:05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8/01/11 00:34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8/01/12 17:52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이글루스 알리미 2018/01/29 09:55 # 답글

    안녕하세요, 이글루스입니다.

    회원님의 소중한 포스팅이 1월 29일 줌(http://zum.com) 메인의 [허브줌 테크] 영역에 게재되었습니다.

    줌 메인 게재를 축하드리며, 게재된 회원님의 포스팅을 확인해 보세요.

    그럼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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