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아 쏘렌토 4세대 신모델이 국내 첫 공개되어 구경하고 왔습니다. 코드네임 UM의 3세대 쏘렌토가 2014년부터 쭉 현역이었으니 현대차그룹 SUV들 중에선 모하비 다음으로 제일 노후화된 모델이었는데, 오래간만에 풀모델체인지되며 달라진 점들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쏘렌토의 전면부는 1,2세대 쏘렌토와 유사한 느낌으로 각지고 남성적인 느낌으로 다듬어졌습니다. 그릴과 헤드램프의 경계가 모호할 정도로 일체화된 느낌을 주는 전면부의 모습은 매우 강렬한 인상을 남깁니다.


풀LED 헤드램프의 점등 형상. 육각형 모양의 헤드램프도 그릴 장식 패턴과 연결적인 느낌을 줍니다.


측면엔 일부 가니시를 제외하곤 바디 굴곡을 자연스럽게 처리하여 깔끔하고 단정한 느낌입니다.


리어 쿼터글라스에는 C필러 뒤로 살짝 치켜올라가듯한 반광 메탈릭 장식을 이용해 포인트를 주었습니다. 기아차가 유럽 프로씨드에 먼저 적용했던 디자인 요소인데, 쏘렌토에도 활용하는군요. 20인치 스퍼터링 휠에 끼워진 타이어는 255/45R20 사양의 컨티넨탈 크로스컨택트 LX. 트래버스에도 쓰였던 것과 비슷한 계열의 것으로, 기본 18인치, 옵션 20인치 모두 같은 컨티넨탈 타이어가 순정입니다. 이전모델은 17, 18, 19인치 휠타이어의 구성인데, 신모델부터는 2.2 디젤 기준 18인치와 20인치만 마련했습니다.


전시 레이아웃상 뒷부분은 사진을 예쁘게 담기가 어려웠습니다. 두 피스로 분리된 테일램프의 바깥쪽은 미등+브레이크등, 안쪽은 방향지시등으로 활용되고, 후진등은 범퍼 아래에 붙어서 디자인적으로 보다 깔끔해졌습니다. 역동적인 굴곡으로 넓은 면적을 요리하고 있으며, 쏘렌토 영문로고는 트렁크 아랫쪽에 약간 떨어트리듯 넓게 배치하여 고급스럽습니다. 최대한 일부러 튀어나온 기능적 요소들의 흔적을 없애기 위해 리어 와이퍼도 레인지로버 벨라의 사례처럼 윗쪽 스포일러 사이에 히든 타입으로 마련하였고, 트렁크 오프너 스위치도 쏘렌토 레터링 아래쪽 틈새에 살짝 배치했습니다.

머플러팁도 실제 기능을 하는 것은 아닌, 장식적 요소처럼 마련되어 있습니다. 이런 기믹이야 요새 벤츠같은 고급차에서도 많이 쓰이니 이제 대중브랜드들도 죄책감 없이 많이들 활용하는 것 같습니다.

외형은 볼만큼 봤으니 실내를 구경해볼 시간. 대화면 최신 인포테인먼트의 수혜를 받지만, 어떤 면에서는 조금 2000년대 초 터프한 오프로더 느낌이 나는듯한 구석이 공존하기도 합니다.

고급차스러운 느낌의 투톤컬러 가죽핸들. 보통 밝은컬러 테두리의 스티어링휠들은 손때에 취약하여 금방 지저분해지기 마련인데, 손이 많이 닿는 바깥쪽 면적만 검정색으로 하고 안쪽은 밝은톤으로 꾸미다보니 오염에도 강하면서 보기에도 좋은 구성입니다.





12.3인치 풀컬러 계기반과 10.25인치 내비게이션 인포테인먼트 스크린의 모습. 인포테인먼트 컨트롤러가 3세대 K5(DL3)처럼 터치식이지만, 볼륨컨트롤러, 튠(파일 리스트이동) 컨트롤러는 물리 다이얼형으로 구성하여 사용의 직관성이 좋습니다. 차량내 결제가 가능한 기아페이, 관심가격대 이하의 유가를 가진 주유소만 표시하는 기능 등 세부 부가기능이 추가되었으며, UI는 보라색 톤으로 새로워졌습니다.


전체 대시보드에서 세로형 송풍구가 차지하는 면적이 매우 커서 조금 요즘 신차들의 얇은 디자인의 송풍구 유행에 역행하는 느낌입니다. 볼드해보이고 좌우로 바람이 좀더 집중적으로 쏘아질 것 같은 느낌은 있지만, 조금 아날로그틱한 느낌도 드네요. 공조장치의 버튼 조작 편의성은 좋아보입니다.


커버로 덮을 수 있는 수납공간 안쪽엔 스마트폰 무선충전 트레이가 위치해 있으며, 3세대 K5(DL3)와 마찬가지로 다이얼형 전자식 변속기를 적용했습니다. 지문이 잘 묻는 블랙 하이글로시 장식이 폭넓게 쓰인 모습이며, 촉감이 좋지 플라스틱 소재 마감이 구석구석 쓰인 모습은 중형 SUV치고는 성의가 조금 부족한 느낌.




센터콘솔 소재만 좀 아쉬울 뿐, 여러가지 컬러로 커스터마이즈 가능한 무드라이팅과 입체적인 장식을 더한 주요 트림, 투톤 가죽 인테리어로 보는 멋은 충분히 있습니다. 깨알같은 아쉬움 하나 더하자면, 센터콘솔 좌우 바깥쪽 공간을 좀더 보조수납공간으로 쓸 수 있는 여지가 있을텐데, 너무 턱턱 벽으로 막혀있어 아쉽습니다.

쏘렌토는 기본 2+3 5인승, 옵션으로 2+2+2 6인승, 2+3+2 7인승의 구성이 가능합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괜찮아보이는 사양은 2열이 2인승 독립시트인 6인승 사양인데, 개별 팔걸이가 달린 넓은 시트를 시트 기울기, 슬라이딩 길이를 각자 개별 설정 가능하여 편안한 이용이 가능합니다. 뒤로 제일 길게 밀고 의자를 눕히면 이보다 더 큰 팰리세이드 못잖게 편안합니다.




면적이 제법 넓어진 파노라마 선루프, 2인 독립시트 사양을 배려한 도어트림의 큰 상단 컵홀더, 시트 내측의 그물망 포켓, 1열시트 내측 틈새 USB 포트까지 다양한 편의사양이 2열 탑승자를 즐겁게 해줍니다.






6인승, 7인승 모두 3열시트 진입을 위한 스마트 원터치 워크인 스위치를 제공하며, 뒷자리 전용 매뉴얼 공조 컨트롤러와 USB포트가 따라갑니다. 3열 공간은 조금 갑갑하지만 시내 단거리 이동간에는 어찌어찌 참고 탈 수 있는 수준. 2열 가운데가 뚫려있는 6인승 사양이 조금이나마 3열에서 더 앉기 편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루프 라인이 비교적 수평으로 이어지는 편이기에, 제네시스 GV80보다는 3열 헤드룸/레그룸이 더 여유롭습니다.





3열을 다 세운 상태에서의 트렁크 공간은 좁은 편이지만, 3열만 꺼트리면 널찍한 트렁크 공간이 확보됩니다. 2열 싱킹을 위한 리모트 컨트롤 버튼이 있어 풀 플랫이 쉽습니다. 팰리세이드와 달리 3열을 접고 펴는 전동 버튼이 없는 것은 급 차이로 기인한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현재는 4기통 스마트스트림D 2.2 디젤 엔진 + 8단 습식 DCT 사양으로만 준비되어 있습니다. 8단 습식 DCT는 국내 현대차그룹 판매차 중 쏘렌토 MQ4를 통해 최초 적용되며, 이전 UM쏘렌토 2.2 디젤 엔진과 최대출력, 최대토크 제원(202ps/3,800rpm, 45.0kg.m/1,750~2,750rpm)은 같지만 공인연비는 5인승 전륜구동 18인치 휠타이어 사양 기준 전작 13.6km/L에서 신형 14.3km/L로 개선되었습니다(복합연비 기준).
한편 4기통 1.6 터보 하이브리드 사양도 이 차를 통해 최초 출시 계획이었으나, 정부 에너지 소비효율기준에서 연비 0.5km/L가 미달하여 친환경차 세제혜택 비대상 차종이 되어버리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이 때문에 세제혜택, 취등록세 감면분 등 총 233만원분 지원이 불가하게 되는 해프닝이 터져 계약/출고가 중지되었고, 하이브리드 사전계약자들에겐 추후 이 금액만큼의 보상을 전제로 한 계약/출고 연기 안내 공지가 나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1.6터보 하이브리드 사양의 친환경차 기준 미달 사태로 인한 부정적 버즈가 많은 상황에, 심지어 이 차 공개 바로 다음날 아반떼 신모델(CN7)이 미국, 한국 동시 공개되며 쏘렌토 신형은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빼앗기며 불안한 출발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차 자체는 전세대보다 크기와 편의사양이 대폭 향상되면서 매우 뛰어난 상품성을 보여주고 있고, 넓고 편한 2열 독립시트와 3열 시트 이용편의성 개선을 보면 한국에 대형SUV 열풍을 일으키게 한 팰리세이드와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업그레이드된 셈입니다. 2.2 디젤 사륜구동 풀옵션 기준으로 가격도 팰리세이드와 맞먹는 점(140만원 차이)이 조금 부담스럽긴 합니다만, 신형 쏘렌토는 모든 제원이 싼타페TM보다 훨씬 크고, 신규 플랫폼 및 파워트레인의 선 적용 수혜 대상인만큼 패밀리 SUV 시장에서 예전 쏘렌토들과 마찬가지의 인기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덧글
3. 보배 말처럼, 타이어 바꾸고 하브 작동을 좀 더 "연비 측정에 최적화" 하면 보조금 받을 수 있을텐데, 왜 그대로 가는지 모르겠네요.
3. NVH는 어떤가요? 요즘 디젤차 NVH가 놀랍게 좋아졌더군요. 신형 e클, 슴6, 카니발 등등, 엔진 소리가 GDI딸과 큰 차이가 안 나는 듯 합니다.
4. D2.0은 안 나오나요? 행사장에서 질문하는 사람은 없던가요?
5. LPG는 안 나오나요? 퀨6이 가스로 대박 쳤는데요.
2,3. 친환경차 공인연비 기준 모르는게 아닐 사람들이 어찌 이런 실수를.. 싼타페도 페이스리프트와 함께 하이브리드를 출시하기로 했으니, 그에 맞춰 뭔가 변화가 있지 않을까 합니다.
3,4,5. 런칭행사에 초청받은게 아니라서 그냥 전시차만 살펴보고 왔습니다.
저도 2.0 디젤의 부재가 조금 의아하긴 한데, 어차피 현대차그룹은 승용디젤을 정리하려는 수순이라 크게 신경을 안 쓰려는것 같기도 합니다.
LPG는 도넛탱크 봄베의 공간확보를 위해서라면 5인승 전륜구동 형태로밖에 못 만들테고,
LPG 가격이 오른다면 이쪽도 경쟁력이 매우 떨어질 수 있기에 좀더 지켜봐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안그래도 요새 유가가 바겐세일 중이죠? (..)
셀토스랑 나란히 놓고 봐도 아주 카피&페이스트 느낌은 아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