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근래 들어 전세계적으로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는 도심형 컴팩트 SUV 장르를 한국에서 처음 개척한 장본인은 사실 2013년 트랙스를 출시시켰던 한국지엠 쉐보레입니다. 트랙스는 출시 초기에 휘발유 1.4 터보만 존재하여 SUV에 디젤 엔진이 없다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때문에 조기 선점효과를 챙기지 못했고, 그 와중에 2017~2018년경 티볼리, 코나 등 경쟁차가 너무 많이 늘어나면서 점점 존재감을 잃고 있었습니다. 올해 초 투입된 신모델 트레일블레이저는 트랙스뿐만 아니라 경쟁차들보다도 덩치를 훨씬 키워, 판을 뒤집을 준비를 단단히 하고 나왔습니다. 이번 리뷰에 함께하게 될 시승차는 RS E-터보 AWD 풀 옵션 사양에, 아가타 레드(GIL) 컬러.

트레일블레이저는 사실 콜로라도 트럭 기반 SUV의 이름으로 일찍이 쓰여온 이름입니다. 사실 미국 본토에서는 2008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GM 공장을 여럿 정리하는 과정에서 아예 대가 끊어졌지만, 동남아/호주/남미형으로 만드는 염가형 콜로라도에서는 해당 트럭 기반 SUV로 이름이 꾸준히 쓰이다가, 2020년 한국지엠 개발 컴팩트 SUV의 이름으로도 쓰이게 되었습니다. 참 복잡한 족보를 가진 이름의 차지만, 이번 시승기에서는 2020년부터 한국에 파는 트레일블레이저만 언급하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1. 외형
트레일블레이저는 기본형, 액티브, RS로 트림에 따라 외모가 서로 다릅니다. 액티브는 플라스틱 몰딩을 차체 전체적으로 보다 많이 두르고, 편평비가 비교적 높은 17인치 휠타이어를 적용해 오프로드 주파 성격을 살렸고, RS는 보다 스포티한 디자인의 범퍼, 18인치 휠타이어, 검정색 로고/엠블럼으로 도시적으로 잘생긴 차 느낌을 살렸습니다. 사실 컴팩트 SUV를 사서 제대로 된 험지를 들어가는 경우도 잘 없다보니, 저는 도시적이고 스포티한 느낌의 RS 트림의 외모가 제일 마음에 드는 것 같습니다.


전면은 상단 DRL+턴시그널, 하단 LED 전조등으로 나뉜 분리형으로 구성된 헤드램프가 특징입니다. 이런 구성은 현대 코나, 싼타페, 팰리세이드 등에서도 먼저 쓰이고 있긴 한데, 쉐보레 쪽은 지난 수십년간 활용해온 전통의 3분할 그릴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다크 티타늄 크롬 그릴 바로 자신만의 개성을 표현했습니다. RS 로고와 블랙 쉐보레 보타이 로고는 RS 트림만의 특징.


컴팩트 SUV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제법 덩치가 커보이는 측면부의 모습. 실제로 지난 3월 르노삼성 XM3가 출시되기 전까지는 국산 최대 크기제원의 컴팩트 SUV였습니다. 몇달 내 신모델로 교체되긴 하겠지만 3세대 투싼(TL)과도 거의 큰 차이가 없는 수준입니다. 경쟁모델 대비 전고도 확실히 높아서 박스카로 개발된 기아 쏘울의 전고(1,615mm)보다도 높지만, 리어 글라스 기울기를 최대한 눕히고, C필러 쪽에 블랙 컬러 루프와 연결되는 장식을 더해 차가 시각적으로 더욱 날렵해보입니다.

후면부는 전/측면에 비해선 조금 단조로워보입니다. RS 트림용으로 원형 팁의 듀얼 머플러와 블랙 쉐보레 뱃지 및 트레일블레이저 차명 로고가 적용됩니다.

요즘 듀얼머플러팁을 흉내만 내고 실제론 수도꼭지같이 생긴 싱글 머플러만 히든 타입으로 감추는 차들이 많은데,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는 진짜로 듀얼 머플러입니다. 얼마나 공기역학적인 도움이 되는진 모르겠지만 제법 멋을 부린 리어 디퓨저도 갖추고 있고요.



후면부가 정말 100% 후면에서 보면 좀 심심하고 작아보이지만, 측면에 표현한 굴곡과 낮은 경사의 리어 글라스로 인해 전체적인 몸매는 당당해보이고 준수한 편입니다. RS트림용 18인치 휠과 조합되는 순정타이어는 한국타이어 키너지 GT 225/55R18이 앞/뒤 공통입니다.

2. 내장
사실 그동안 쉐보레 차들은 사양적으로 부족한게 많아도 미국차의 개발여건을 따라가다보니 어쩔 수 없는 부분이 많다고 스스로를 합리화해야만 하는 부분이 꽤 있었는데, 이번엔 거꾸로 트레일블레이저만이 가진 사양 우위가 꽤 많습니다.


RS 트림은 젯 블랙+레드 포인트 인테리어 조합으로 차별화됩니다. 블랙 모노톤 인테리어지만 빨간색 포인트 장식들 때문에 결코 단조로워보이지 않습니다. 레드 포인트 컬러는 시트/핸들 스티칭, 에어벤트 테두리, 보조수납공간 테두리, 기어레버, 계기반 링, 시트 라벨 등에 적용되어 역동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며, 전용 D컷 핸들이 그 정점을 찍습니다. RS 트림이 액티브 트림 대비 가격이 약 50만원 더 비싼데, 그 가격차이에 따라오는 18인치 휠타이어와 멋진 D컷 핸들 때문에라도 무조건 RS 트림을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핸들리모컨 버튼 조작감을 개선한 신규디자인 D컷 핸들 또한 말리부나 이쿼녹스에 들어가는 것보다 훨씬 마음에 듭니다. 4.2인치 컬러 클러스터를 가진 계기반은 RS 전용으로 빨간 테두리를 둘렀고, 클러스터 화면 내 표시되는 정보가 무척 많습니다.

컴바이너 타입 HUD(헤드업 디스플레이)도 적용됩니다. 플레이트가 오르내릴때의 소음 억제력이나, 표시해주는 정보의 다양성(RPM 게이지, 미디어 재생정보, 내비게이션 정보, ADAS 활용 정보, 전방추돌경고 알림 등)이 매우 우수한 것이 마음에 듭니다.

HUD 조작을 위한 물리버튼이 따로 구성되어 있어, 트립모니터 화면을 여기저기 찾아서 설정해야 하는 타사 차들보다 직관적인 조작이 가능합니다. 헤드램프는 다른 쉐보레 차들과 마찬가지로 따로 다이얼형 컨트롤러를 두고 있는데, 오토가 스탠다드라서 야간 스텔스 운전자 조성을 방지합니다.

최대한 좌핸들/우핸들 사양의 공용 생산이 용이하게끔 좌우대칭으로 만들고자 노력한 티가 보이는 센터페시아. 이로 인해 조금은 어색하게 처리된 부분이 바로 비상등 버튼 위치인데, 인포테인먼트 스크린 왼쪽 공백면이 어색해보일 수 있어도 사실 저 자리는 운전석에 앉으면 핸들에 정확히 가려지는 부분이다보니 비상등을 바깥쪽으로 빼게 되었습니다. 사실 가운데 조작계를 운전자 쪽으로 틀어지게 설계한 차들이 제일 이상적이긴 한데, 이 차는 전폭이 엄청나게 넓은 차는 아니어서 평면적인 레이아웃이어도 손을 뻗어 모든 조작을 수행하는데에 큰 지장이 없습니다.


8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스크린의 크기는 뭐든 다 크다는 이 차에서 경쟁차들 대비 비교적 작은 부분인데, 그래도 확실한 비교우위가 있다면 바로 애플 카플레이/안드로이드 오토가 무선으로 실행 가능하다는 것! 근래 타본 여러가지 크고 비싼 차들에서도 못 본 기능입니다. 미리 블루투스 페어링 및 최초 세팅만 해두면 늘 차에 들어서 시동을 켤 때마다 자동으로 무선 커넥티비티가 실행되는 것이 흡족합니다. 다만 GPS와 와이파이 사용이 매우 많아지는 무선 커넥티비티 연결 특성상 핸드폰 무선충전 거치대상 충전 속도가 매우 느려지는 것은 어느 정도 감수할 수밖에 없습니다.



쉐보레 인포테인먼트 자체의 UI 속도나 조작편의성도 예전 마이링크 대비 많은 발전이 이뤄져서 안드로이드오토나 카플레이 없이 이것 자체만으로도 쓰기 좋습니다. 음성인식은 트립모니터 화면과 연동하여 명령어 경로를 핸들리모콘 컨트롤러로 쉽게 단축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고급감을 끌어올리는 듀얼존 풀오토 에어컨. 통풍시트 버튼과 열선시트 버튼의 상태 조명 컬러가 서로 다르게 적용된 부분을 보면 역시 한국의 세심한 입맛이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공조 컨트롤러 화면은 쉐보레 인포테인먼트상에서 더 큰 화면으로 따로 조작할 수도 있습니다.


센터 쪽은 다양한 보조수납공간과 검정 광택 재질의 내장재로 성의있게 꾸며져있습니다. RS 트림 전용으로 기어봉에 RS 레터가 적용된 빨간 장식이 추가되며, 전동식 파킹브레이크와 엔진 오토 스타트-스톱 해제버튼, 스포츠 주행모드, AWD 주행모드 버튼 등 다양한 조작버튼으로 운전 편의를 돕습니다. 다만 전동식 파킹브레이크가 있음에도 오토홀드가 불가능한 점이 아쉬움을 남기고, 쉐보레 특유의 버튼식 매뉴얼 변속 +/- 셀렉터는 이질감이 어쩔 수 없습니다.



시트는 운전석이 럼버서포트 포함의 8웨이 전동이고, 조수석은 높이조절, 럼버서포트가 빠져서 기울기, 슬라이딩 조절만 가능한 수동식입니다.



길이 연장이 안되는 햇빛가리개, 샤크 타입이 아닌 일반 안테나, 락폴딩이 안되는 전동접이 미러 등 아직 세밀한 아쉬움 몇가지는 어쩔 수 없습니다. 역시 컴팩트 SUV로써 가격적인 타협을 할 수밖에 없나보다 싶습니다.

하지만 이런 아쉬움을 모두 사소한 것으로 바꿔버릴 획기적인 옵션이 있으니 바로 파노라마 선루프. 국산 컴팩트 SUV 중 파노라마 선루프를 가진 차종은 트레일블레이저 혼자뿐입니다. 제가 일반 선루프 달린 차는 별로 흥미가 없는데, 시원한 개방감을 선사하는 파노라마 선루프, 특히 SUV에서의 파노라마 선루프는 강력히 추천합니다.


뒷자리는 여러가지 앉아본 국산 컴팩트 SUV 중 가장 넓은 수준으로 평가합니다. 1열 시트 하단에 발 집어넣을 공간도 여유롭고, 레그룸과 헤드룸 모두 키 182cm의 필자 기준으로도 제법 여유롭습니다. 차별 없이 적용되는 좌/우 시트백 포켓, 암레스트, 열선 기능도 마음에 듭니다. 다만 2열 에어벤트가 풀 옵션에도 존재하지 않는 것이 유일한 흠입니다.





파노라마 선루프에 이어 이 차만의 고급사양은 바로 전동트렁크. 다른 쉐보레 형님급 차들과 마찬가지로 개방 높이를 조절할 수 있는 다이얼도 있습니다. 중형차에 전동트렁크도 옵션으로 없는 경우가 무척 많은 판에 컴팩트 SUV 치곤 좀 사치스러운 옵션을 갖췄다 싶긴 한데, 키 작은데 SUV 갖고싶은 분들이라면 정말 매력적인 옵션이 아닐까 싶습니다. 트렁크 공간도 생각보다 여유로우며, 플로어 높이를 2단으로 나눠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 정도면 충분히 4인 가족용으로도 쓸만한 메인카에 버금가는 공간 구성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트래버스에서 처음 보고 신기하게 잘 썼던 쉐보레 보타이 프로젝션 핸즈프리 파워 리프트게이트 옵션이 트레일블레이저에서도 선택 가능합니다. 트렁크 아래 발길질을 해서 트렁크를 여는 기능 자체는 기타 많은 차들에도 탑재되어 있지만, 발차기 포인트를 로고 프로젝션 라이트로 비춰주면 보다 정확하게 잘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3. 성능/주행감각
트레일블레이저의 파워트레인은 3기통 휘발유 터보 엔진으로만 구성되어 있습니다. 엔트리급으로 1.2리터 터보 139ps 프라임 사양이 있으나 고를 수 있는 트림레벨이 하급이면서 연비상의 이점도 크지 않고 AWD 옵션도 고를 수 없어서 메리트가 떨어지고, 실질적으로 구매 물망에 올리는 차는 1.35리터 터보 156ps (프리미어/액티브/RS)사양입니다. 전륜구동 사양은 1.2든 1.35든 CVT로만 조합되고, 1.35 터보 한정으로 고를 수 있는 AWD는 자동 9단변속기와 조합되는 독특한 파워트레인 라인업입니다. 두가지 사양 모두 CO2 배출량이 낮기에 3종 저공해차 인증을 받아, 공영주차장 할인 등의 혜택을 같이 누릴 수 있습니다.
1.35 터보 AWD 사양의 제원을 자세히 보면 최대출력 156ps/5,600rpm, 최대토크 24.1kg.m/1,600~4,000rpm을 가집니다. 3기통이지만 중형세단 말리부도 어렵잖게 끌고 나갔던 그 엔진과 동일하기에, 3기통이라는 사실 자체는 크게 걱정이 안되었고, 역시 생각대로 일상적인 가속영역에서는 만족스러운 느낌으로 다가왔습니다. 변속단을 잘게 쪼개는 9단 자동변속기, 넓은 최대토크 발휘영역 덕에 100km/h 정속 주행 시에는 엔진이 2,000rpm 수준으로 낮게 회전하며 4기통 휘발유 SUV 못잖게 정숙한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라이드 & 핸들링도 다른 지엠차들과 마찬가지로 적당히 안정적이고 좋습니다.
다만 배기량의 한계로 인해 x50 이상 고속에서는 가속이 많이 더뎌지게 되고, 9단 자동변속기는 특히 일반 주행모드에서 급 추월가속 시 아무리 세게 페달을 밟아도 킥다운에서 실제 급가속으로 이뤄지는 과정이 느린 편입니다. 빠른 가속이 필요할 시 체커플래그처럼 생긴 스포츠모드 버튼을 활용하여 회전수를 더 높게 사용할 수 있게끔 준비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그리고 스포츠모드의 경우 RPM 사용영역대만 높여줄 뿐, 스티어링 에포트는 노멀과 아무 차이가 없는 점도 살짝 아쉽습니다. 뭐 노멀 모드의 조향감도 나쁘지 않은데, RPM만 높아지는 것보다는 좀 더 기분을 낼 수 있으면 어떨까 싶죠.


4.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
드라이빙 어시스트 옵션은 한국에 판매되는 쉐보레 뱃지의 차들 중에서 가장 우수한 편입니다. 1900만원대 기본형 LS 사양에도 차선이탈경고, 차선유지보조, 저속자동긴급제동 시스템과 같은 기초 안전 어시스트 사양이 기본 탑재되며, 막내인 트랙스에도, 미국에서 온 큰형 트래버스에도 없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옵션 추가가 가능합니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정차 후 재출발이 가능하며, 앞차 추종능력도 부드러운 편. 다만 차선유지보조는 차선을 넘어가기 직전 상황의 경고음 재생 + 역방향 스티어 보조 정도만 해주고 있기에, 운전 중에 손을 잠깐 놓는다든가 하는 상황에 대응해주기를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5. 연비
만탱크 상태로 인계받은 트레일블레이저는 누적 주행가능거리 447km를 띄우고 있었습니다. 50리터짜리 연료탱크는 바늘 방식이 아닌 8칸짜리 도트형 게이지로 잔량이 표시되기에 풀 투 풀로 재보지 않은 이상 정확한 실연비를 알 수 없는데, 트립 기준으로 정차가 거의 없는 고속화도로에서 제한속도 이내로 달릴 때엔 트립연비가 15.4km/L까지 올라가고, 주말 수도권 시내를 돌아다닐 때엔 10.3km/L 정도가 나왔습니다. 공인연비 기준으로 1.35T AWD 18인치 사양은 복합 11.6, 도심 10.9, 고속도로 12.6 수준으로, 휘발유 엔진의 사륜구동 SUV 치고는 제법 괜찮은 수준이 아닐까 싶습니다. 트레일블레이저에 디젤 엔진 옵션이 있었다면 가격이 지금보다 한 150~200만원 더 비싸졌을 텐데, 이 정도 연비 뽑아주고 소소하게 3종 친환경차 혜택까지 받을 수 있다면 굳이 디젤 엔진에 대한 갈증을 가지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6. 가격 대비 가치
2020년 6월까지의 개소세 인하 기준으로 트레일블레이저 1.35T RS(2,509만원), AWD(202만원), 파노라마 선루프(110만원), 셀렉티브 패키지2(111만원), 컴포트 패키지3(77만원), 프리미엄 패키지(125만원), BOSE 7스피커(48만원)으로 3,182만원(개소세 인하 원복 기준으로는 3,320만원). 풀 옵션 가격이 비싸게 느껴질 수 있지만, 그만큼 타사 컴팩트 SUV에 없는 트레일블레이저만의 단독 탑재사양(파노라마 선루프, 전동트렁크, 무선 커넥티비티 등)들의 우세와 넓직한 크기를 생각하면 충분히 지불 의향이 있는 가격이라 생각됩니다. 다만 3가지로 나뉜 패키지 옵션 구성에 한국 소비자 선호 사양들이 패키지별로 나뉘어 분포하고 있다보니, 결국 타협의 여지가 없이 풀 옵션을 살 수밖에 없는 구성입니다 (스마트폰 무선충전 ∈ 셀렉티브패키지2, 1열 통풍시트 ∈ 컴포트패키지3,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 ∈ 프리미엄패키지, Z링크 리어서스펜션 ∈ AWD 패키지). 어떻게든 몇가지 옵션을 타협해서라도 2천만원대에 차를 사고 싶은 분들에게 부담으로 와닿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7. 총평
트레일블레이저는 가격은 조금 비싸지만 남다르게 큰 몸집과 사양 우위로 경쟁사의 한 체급 위 SUV들과 견주어도 모자람 없을 정도의 경쟁력을 갖췄습니다. 컴팩트 SUV들은 제일 작은 사이즈와 제일 큰 사이즈가 전장 기준으로 200~300mm 넘게 차이 나기도 하는데요, 아무리 1~2인 가구가 늘어난다고 해도 언젠가 가족구성원이 늘어날 일을 고민한다면 이왕 큰 돈 주고 사서 오래 탈 수 있는 차를 고민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트레일블레이저는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은 적당한 몸집을 가졌고, 편의사양은 중형급 이상 패밀리 SUV에 들어가는 것들도 과감히 가져왔기에 비싼 가격이 아깝지 않습니다.
한편 트레일블레이저를 계기로 한국지엠의 자동차 만드는 실력을 다시 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간 미국에서 개발, 생산해 수입해 들여온 차들을 보면 정말 괴물같이 크고 넉넉한 반면 만듦새가 지나치게 투박하고 섬세하지 못한 부분이 많이 보였는데, 트레일블레이저는 뱃지만 쉐보레일 뿐 디자인, 개발, 생산을 모두 한국지엠에서 주도한 차입니다. 타 쉐보레 차들과 공용해야만 하는 파츠가 많아 여전히 한계가 보이는 구석이 있긴 하지만, 항상 경쟁차 대비 뭔가 싼티 나보이던 다른 쉐보레들보다는 확실히 당당하고 화려해졌습니다. 한국 소비자들은 아무리 작고 저렴한 자동차라 하더라도, 없어보이는 꼴은 절대 못 보는 높은 눈높이를 가진 까다로운 소비자들입니다. 이런 한국 소비자들의 피드백을 적극 반영하여 디테일에 대한 배려까지 발전한 점은 분명 칭찬해줄 만한 부분입니다. 주로 1~2인이 타지만 언젠가 사람을 많이 태우게 될 날까지 오래 탈 수 있는 컴팩트 SUV를 찾는 사람들에게 트레일블레이저가 좋은 후보안이 될 것 같습니다.
장점 : 동체급 유일한 탑재사양들의 강점(파노라마 선루프, 무선 커넥티비티, 전동 트렁크), 넓은 뒷자리와 개방감, 다양한 내/외관 디자인 및 컬러 선택권, 실용영역대에서의 우수한 가속성능 및 정숙성
단점 : 급가속 시의 반응이 답답한 9단 자동변속기, 비싼 가격임에도 부족한 사양들(오토홀드 부재, 샤크안테나 부재, 사이드미러 락폴딩 부재), 사실상 풀 옵션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옵션/트림 선택권
본 후기 글은 한국지엠 쉐보레의 시승차량 지원으로 작성되었으며, 글 작성과 관련하여 한국지엠 쉐보레로부터 어떠한 금전적 대가도 제공받지 않았습니다.
덧글
은근히 허접한 르노삼성 XM3보다 이게 훨씬 나아 보여요. 게다가 내장 보면 이 차의 직접 경쟁차인 현대 코나도 허접해 보이게 되네요.
4명 가족 입장에서 뭘 살래?라고 묻는다면 고르고 싶지 않은 차긴 하죠.. 뭐 현차그룹에 더 크고 널찍한 셀토스가 있긴 합니다만은
안테나야 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