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년 미국여행기를 다시 이어봅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이틀을 보낸 뒤, 몬터레이 카 위크 행사기간간 저렴한 숙박을 위해 아로마스라는 조용한 동네에서 토,일요일을 보냈고, 이제 이튿날 월요일은 렌터카를 타고 LA로 이동하는 일정을 가졌습니다. 구글맵이 안내하는 가장 빠른 길은 내륙 쪽의 고속도로였지만, 어차피 혼자인 여행 일정에 경치라도 좋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미국 서부 1번국도를 구불구불 돌아서 가는 길을 선택했습니다. LA까지 600km 가량 찍히길래 도중에 어디 휴양지에서 1박을 할까 생각해봤는데, 빠르게 LA를 바로 가는게 낫겠다는 판단에 조금 무리하게 당일로 LA를 바로 가는 일정을 택했습니다.













1번국도를 타기 위해서는 카 위크 기간 열심히 방문했던 몬터레이로 결국 다시 내려와야 했고, 휴양지의 여유로운 해변 풍경을 즐기고자 몇군데 들러보았습니다. 첫번째 목적지는 러버스 포인트 파크(Lover's Point Park). 수많은 다람쥐와 갈매기들이 사람들과 친하게 어울리는 곳입니다.





마음만은 멋진 포르쉐 356 스피드스터나 클래식 911을 타고 다니고 싶은 곳이지만, 현실은 쎈트라 렌트카입니다 (눈물)

2008년엔가 가족들과 패키지 여행을 오며 버스로 지나갔던 곳인데, 직접 운전하며 즐기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다시 찾은 17마일 드라이브. 아름다운 페블비치 골프장이 위치한 미국 서부의 대표 부촌입니다. 사유지다보니 약 10달러 가량의 입장료를 차 한대당 내고 들어가야 합니다.





















입장료를 끊고 들어가면 주요 Vista Point들이 있습니다. 그림같은 해안가 도로를 타다가 사람이 많아보이는 포인트에서 경치를 즐기면 됩니다.


갈 길이 매우 멀기에, 우선 몬터레이를 떠나기 전 휘발유 만탱크를 채워줍니다. 6.7갤런에 대충 25.6리터 쯤 하니, 리터당 1달러, 당시 환율로 리터당 1200원꼴 정도 했던 셈이군요. 유가하락 사태로 인해 지금과는 많은 차이가 있을 테지만요..

기름지고 느끼한 것만 먹다가 한국식 매콤한 것이 땡기면 역시 멕시칸이 최고입니다. 혼자서 다 먹기엔 너무 많던 치폴레 부리또..

이제 1번국도를 따라 내려가면 한국처럼 휴게소도 없고, 소도시 나올 때까지는 휴게소든 카페든 아무것도 찾기 힘들 것이라고 하여, 스타벅스 아이스 아메리카노 큰 사이즈를 준비했습니다. 미국 스타벅스는 한국보다 약간 저렴하면서, 지점별로 가격이 상이한 것이 특이했습니다.



몬터레이가 부자동네라 그런지 역시 이런 차들도 마트 주차장에 아무렇지도 않게 서 있곤 하는군요. 주변에 아무도 대지 말라는듯한 주차 센스..






LA 시내를 도착지점으로 잡은 구글맵스 내비게이션을 켜고 1번국도를 따라 끝없이 달립니다. 가는 길마다 Vista Point에서 아름다운 풍경을 즐기면서요.

1번국도는 왕복 2차선 구간도 많고, 공사로 인해 차선 하나만 다니게끔 통제되는 구간도 있어 은근 쾌적하게 달리기는 어려웠습니다.




그래도 그림같은 풍경을 즐기러 나온 멋진 차들도 구경하면서 느긋하게 달려봅니다. 오픈톱으로 달리는 머스탱 컨버터블의 최신모델과 구모델의 비교. 저 때의 기억 때문인지, 아직도 머스탱 V8 컨버터블을 갖고싶다는 생각이 자꾸 드네요.




달리다가 지겨우면 남들 많이 서있는다 싶은 Vista Point에서 경치 구경하다 보면 피로가 싹 가십니다. 다만 간이매점은 커녕 화장실도 없는 여건이 대부분이다보니, 출발 전 소도시에서 간식거리를 넉넉히 사두는 것이 좋습니다.


















해안가의 Vista Point마다 멈춰서고 보고 하다보면 어느새 끝없는 직선이 펼쳐집니다. 휴게소도 없고, 멈춰세울 곳도 딱히 보이지 않는 끝없는 직선. 가끔 핸드폰 LTE 신호가 안 터져서 구글맵도 안 될때가 있었지만, 아무 교차로도 없이 끝없는 직선이기에, 그냥 남쪽으로 끝없이 달려나가다보면 소도시 인근부터 신호가 잡힙니다. 우리나라랑 달리 과속단속카메라같은 것은 잘 없기에, 앞 차의 흐름에 맞춰서만 잘 가면 됩니다.


3시간 반 운전해왔는데, LA까지 아직도 236마일, km로 치면 377km나 더 가야 하는 좌절감.. 숙소예약을 변경하기엔 너무 늦었고, 너무 깜깜해지기 전가지 LA에 닿기 위해 부지런히 달려나갔습니다.


닛산의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은 이번 로드트립의 어마어마한 천군만마였습니다. 일반 크루즈 컨트롤 달린 차였으면 오른발목에 정말 무리가 생겼을 것입니다. 정차 후 재출발은 지원하지 않지만, 어차피 신호도 교차로도 없고, 공사나 사고가 있지 않은 한 차들이 멈춰서지 않고 끊임없이 달리는 1번국도에서는 설정속도에 맞춰 앞차와의 거리를 스스로 지키며 나아가는 ACC가 오른발을 쉬게 해줄 수 있는 대단한 도우미였습니다.








LA 숙소까지 100마일 언저리 남겨놓은 시점, 로스 파드레아스 전망대에서 석양을 감상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하루만에 제일 장거리 길게 가본건 집에서 약 300여km의 목포 영암 서킷 정도밖에 없는데, 이 날은 그것보다 200km를 더 가야 하다보니 정말 힘들더군요. 목포는 낮에 서울에서 출발해면 해지기 전까지는 무조건 닿을 수 있는데, 여기는 깜깜한 밤이 지나서야 도착할 것이 확실해졌습니다.


휴게소가 별도로 없기에, 화장실도 맥도날드에서 가벼운 간식 하나 사면서 이용하는게 가장 안전한 방법이었습니다. 이런걸 보면 땅은 넓지만 불편한게 은근 많은 나라인 것 같은..


323.7마일(518km)에 7시간에 달하는(주행시간만 카운트된 것이니 쉬는 시간 포함하면 더 오래 도로 위에 있었던듯..?) 몬터레이에서 LA까지의 자동차 일주는 밤 10시 언저리에서야 마무리되었습니다. 호텔 체크인이 너무 늦어지면 찝찝할까봐 저녁도 거르고 달렸더니 참 피곤했었네요. 그래도 숙소에 돌아와 Vista Point마다의 사진들을 돌려보면 피로가 싹 가셨습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때문에 여행이 어려워진 세상인데, 작년에 미국 로드트립을 떠나기로 결심했던 것은 정말 잘한 일이었다고 되새겨봅니다.
https://youtu.be/bj_JfFHgPaY
약 10분짜리 초고속재생 타임랩스 영상으로 518km의 로드트립 대장정을 다시 감상해보시죠. 다음 여행기는 LA 피터슨 자동차 박물관 리뷰 편으로 이어집니다.
덧글
이 캘리포니아 원이 북쪽으로는 인터스테이트 101하고 합쳐져서 오레건 주 및 워싱턴 주(일명 퍼시픽 노스웨스트)쪽으로는 인터스테이트 101이 캘리포니아 1 역할을 합니다. 비슷한 느낌인데 비교적 소박한 대신 교통량이 많이 적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퍼시픽 노스웨스트의 인터스테이트 101을 캘리포니아 원보다 선호했네요.
추천주신 코스로도 언젠가 한번 도전해보고 싶네요!
난 LA-산타바버라까지만 왕복하는데도 피로감이 들더라는 ㅎㅎ
저길은 정말 해떠있을때 가야하는듯
멋진사진 감사감사, 좋은 연휴 보내고 ㅎㅎ
잘 지내고 있으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