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그래피가 필요할까? 현대 팰리세이드 시승기 (2.2 디젤 프레스티지 풀 옵션) ┣ 자동차 시승기




2018년 말 데뷔하여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대형 SUV 팰리세이드를 시승해보았습니다. 현대차에는 베라크루즈 단종 이후 싼타페 롱바디에 다름없는 맥스크루즈가 잠깐 있었고, 그것 외엔 제대로 된 대형 SUV가 없었는데, 그때문에 수입차들이 반사이득을 보고 있던 대형 SUV 수요를 폭발적으로 흡수하며 지속 사랑받고 있습니다. 심지어 2020년 1~4월 국내 누적 판매량을 보면 싼타페, 쏘렌토, QM6보다도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여, 중형 이상으로 뭉뚱그리면 국내 점유율 1위에 달합니다. 최근 2020년식으로 새로워지며 풀 옵션 5천만원대 이상의 상위급 캘리그래피 및 VIP 트림을 추가하였는데, 기존 4천만원대 프레스티지 풀 옵션 사양의 시승차로 팰리세이드를 자세히 살펴봤습니다. 시승차는 스틸 그라파이트 컬러에 2.2 디젤 7인승 풀 옵션 사양.




1. 외형
이미 도로에서 많이 보셨겠지만 팰리세이드는 수직으로 내려오는 당당한 데이라이트와 넓은 육각형 그릴로 존재감을 과시합니다. 자사 SUV들과 마찬가지로 위 데이라이트, 아래 전조등을 분리하는 구조를 취했지만, ㄷ자를 아래로 길게 그리는 데이라이트로 동생들과 확연히 다른 인상을 가져갑니다. 중간에 오돌뼈처럼 살짝 분리노출된 데이라이트는 데이라이트가 일정 길이 이상 분리되어선 안되는 한국 규정에 따라 추가되었으며, 북미수출형 팰리세이드에서는 빠지는 디테일입니다.


프레스티지 등급부터 기본탑재(기본형 익스클루시브도 옵션추가 가능) 사양인 풀 LED 헤드램프. 일반 프로젝션 헤드램프도 전구 개수 차이를 빼면 큰 인상 차이가 없습니다.


팰리세이드의 측면은 확실히 동생들과 다른 디테일을 가졌습니다. 4,980 mm에 달하는, 싼타페TM보다 220mm나 더 긴 전장을 채우기 위해 3열 글라스가 2열과 분리된 디테일을 가미했으며, 위로 올라갔다가 떨어지는 윈도 테두리 라인으로 더욱 당당한 풍채를 강조합니다. 3열 글라스는 트렁크쪽 글라스와 랩어라운드 방식으로 이어지기에 훨씬 더 입체적이어보이기도 합니다.


후면은 헤드램프와 비슷한 느낌의 ㄷ자를 그리는 수직으로 긴 형상입니다. 내측으로 은은하게 가로줄 패턴이 이어지는 간접조명으로 색다른 매력을 주고 있으며, 8자나 되는 영문 스펠 차명 로고를 넓은 자간으로 길게 배치하여 안정감을 부여합니다.


캘리그래피 트림의 디자인적 차이는 생각보다 엄청나게 크지는 않습니다. 차체 클래딩이 일반 팰리세이드처럼 무광 검정 플라스틱이 아닌 바디컬러로 채워지며, 앞범퍼 하단에 넓은 크롬 스키드 플레이트가 적용되고, 그릴 장식이 삼각형 반복 패턴으로 바뀌고, 인치수엔 차이가 없지만 디자인이 다른 20인치 휠이 들어갑니다. 뒷모습이 가장 큰 변화를 거치는데, 뒷범퍼 하단이 바디컬러와 동일하게 적용되고, 반광 크롬 스키드 플레이트로 도회적인 멋을 더합니다. 리어 듀얼 머플러까지 넣어줬으면 외형적 차별화를 확실히 둘 수 있을 것 같은데, 안타깝게도 튜익스 별매 옵션으로 남겨두었습니다.


245/50R20 미쉐린 프라이머시 투어 A/S 사계절타이어가 순정 장착됩니다. 20인치임에도 생각보다 엄청 커보이지 않는 것이 역시 대형 SUV인가보다 합니다.



2. 내장
2020년식 팰리세이드부터 신설된 상위 캘리그래피 트림에서는 도어트림 퀼팅 장식, 무드 라이팅, 반펀칭 가죽핸들, 12.3인치 풀 LCD 계기반, 메탈 스피커커버 등이 적용됩니다.


출시 2년차임에도 여전히 고급스럽고 마음에 드는 인테리어는 사실 프레스티지 풀 옵션 수준에서도 대단히 만족스럽습니다. 어떤 특징이 있는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웜그레이 나파가죽 인테리어에 비치 우드 내장재의 조합. 컬러명이 웜그레이(Warm Grey)일뿐 사실상 베이지톤에 가까운 따뜻한 느낌의 내장재 컬러가 내부공간을 보다 화사한 느낌으로 채워줍니다. 스웨이드 재질의 헤드라이너도 촉감이 대단히 좋고요. 캘리그래피 트림은 3가지의 별도 전용 컬러 조합이 들어가게 되는데, 캘리그래피보다 낮은 트림의 팰리세이드 구입을 고려하는 분들이라면 웜그레이 나파가죽 인테리어를 제일 추천하고 싶습니다.


스티어링 휠과 크래시패드 상단은 약간 남색 느낌입니다. 다른 현대차들과 마찬가지로 토글형 버튼을 가운데로 두고 쓰기 편하게 구성한 3스포크 핸들 디자인을 취했습니다. 캘리그래피 트림부터는 핸들 9,6시 방향에 반펀칭 가죽이 적용되는 업그레이드가 적용된다고 하는데, 이 일반 가죽핸들도 충분히 질감이 나쁘지 않습니다.


원형 속도계/RPM게이지가 달린 계기반. 요새는 팰리세이드보다 천만원 넘게 저렴한 쏘나타 뿐만아니라 경쟁사 소형 SUV에도 풀 디지털 계기반 달고 나오는 사례도 많다보니 팰리세이드의 재래식(?) 계기반이 조금 초라해보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가운데 클러스터 화면의 크기가 7인치나 되고, 방향지시등 방향으로 측후방 카메라 영상을 띄워주는 기능이라든지, 내비게이션상 제한속도를 따로 표시해주는 등의 부가기능을 더해서, 충분히 쓸만한 계기반입니다.


10.25인치 블루링크 인포테인먼트 내비게이션. 이제는 아반떼 급까지 이것과 동일한 크기의 인포테인먼트가 들어가기에, 팰리세이드만의 장점이라곤 할 순 없죠. 3분할로 기능을 편하게 모아 볼 수 있는 현대차그룹의 인포테인먼트 UI는 역시 쓰기 좋습니다.


여러명의 승차를 전제로 하여, 후석 스피커로 뒷쪽에 별도의 스피커로 운전자의 음성을 증폭시켜주는 후석 대화 모드, 뒷자리 스피커 음량을 낮춰서 뒷자리 승차자들의 편안한 취침을 돕는 후석 취침모드, 그리고 뒷자리 에어컨을 손을 뻗지 않고 터치 화면을 통해 쉽게 조작 가능한 후석 공조 컨트롤 모드 등을 갖췄습니다.


다양한 시야각 이동이 가능한 서라운드뷰 모니터는 프레스티지 등급부터 기본탑재됩니다. 어지간히 좁은 지하주차장도 어렵잖게 들어가는, 한국 실정에 적당히 큰 몸집이긴 하지만, 그래도 5m 가까운 몸집 SUV에 서라운드뷰 모니터는 가급적 있으면 더 좋죠.


언덕처럼 내려오는 센터콘솔에 큼직한 버튼을을 쓰기 편하게 직관적으로 배치했습니다. 버튼식 변속기를 적용하여 이렇게 쓰기 편하면서도 보기에도 깔끔한 조작계통을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버튼식 변속기는 가까이서 보면 P,R,N,D 각각의 경사와 굴곡, 간격을 부여하여 헷갈리지 않게 쓸 수 있습니다만, 조작할 때마다 계속 쳐다봐야 하는 불편함은 있습니다. 시선이 안 내려가도 직관적으로 쓸 수 있는 맛은 일반적인 시프트 바이 케이블 변속기나 기아/제네시스 쪽 다이얼형 변속기가 훨씬 낫죠.


언덕처럼 끌어올린 센터페시아의 넓은 아랫쪽 공간은 수납 공간으로 활용 가능합니다. 큰 여성용 핸드백도 쉽게 넣을 수 있습니다.


암레스트 앞에도 어마어마한 공간의 보조수납공간을 마련했습니다. 버튼 변속기로 인해 윗쪽 여유가 많이 생긴 덕분이죠. 커버로 깔끔하고 쉽게 다 가려버릴 수도 있고, 컵홀더를 접어넣으면 공간을 더 넓힐 수 있습니다. 핸드폰 무선충전 데크도 이쪽에 있죠.


암레스트도 광활한 공간을 제공합니다.


1,2열 모두 오토 업/다운 가능한 파워윈도, 그리고 산뜻한 촉감과 보기 좋은 고급감을 가진 도어트림과 버튼류의 마감은 다른 4천만원대 SUV에서 찾아보기 힘든 고급감을 선사합니다. 캘리그래피 트림 아랫급이라 스피커커버가 플라스틱이긴 하지만, 표면을 음각 패턴으로 장식하여 충분히 보기 좋고 고급스럽습니다.


스웨이드 재질의 천장 마감은 보들보들하여 매우 느낌이 좋고, 실내등 앞쪽에는 2,3열 공간을 쉽게 볼 수 있는 보조경을 마련했습니다. 뒷자리 승차자들을 살펴보기 위해 굳이 고개를 돌릴 필요가 없어서 더욱 안전하고 편해지죠.


운전석 12웨이 전동시트는 허벅지 쿠션 길이 연장 기능도 갖춰서 덩치 큰 사람도 편안한 장거리 승차감을 즐길 수 있습니다. 나파 가죽으로 적용되어 촉감도 아주 좋고요.


팰리세이드의 진짜 매력이 나타나는 공간인 2열 시트. 넓은 덩치를 활용해 실내를 더욱 넓고 쓰기 편안하게 구성했습니다. 2열 2인승 독립시트는 개별 슬라이딩/리클라이닝 조절 및 암레스트 사용이 가능하고, 개별 암레스트 때문에 없어진 컵홀더 자리는 도어트림 쪽으로 옮겼는데, 도어마다 컵홀더가 2개씩이나 됩니다.


2열 전용으로 온도, 풍량, 풍향 설정이 가능한 오토에어컨이 갖춰지고, 심지어 2열 2인승 시트 옵션엔 열선/통풍시트 기능이 모두 따라붙습니다. 2열 통풍시트는 제네시스에서도 G80부터 나타나는 고가의 옵션 사양인데, 4천만원대의 팰리세이드에서 선택이 가능하다는 점은 매우 획기적이죠. 심지어 옵션가격은 30만원밖에 되지 않으니, 반드시 7인승(2+2+3인시트) 옵션 선택을 권하고 싶습니다. 수납공간 만들기의 도사잡게 시트백 포켓도 2단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3열시트로 넘어가기 위해 2열 시트를 한번에 앞으로 밀어젖히는 퀵 버튼은 시트 위, 아래에 각각 하나씩 위치하여, 신체 조건이나 승/하차 위치 시점을 가리지 않고 편하게 오르내릴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SUV의 3열은 전장 5m 초과급이 아닌 이상 엄청나게 편안할 수는 없지만, 뒷유리창이 거의 수직으로 내려가고 루프라인이 수평인 팰리세이드는 국산 SUV들 가운데선 그나마 제일 쓸만한 공간감을 제공합니다. 2열시트를 약간 마지널한 수준으로 앞당겨 레그룸을 양보해주면 3열시트도 어른이 충분히 앉아갈 만한 공간이 나옵니다. 전동 리클라이닝도 되고, 좌/우 컵홀더가 각각 2개씩에 USB포트, 송풍구까지 있습니다. 3~4인이 탈때는 2열시트를 리무진처럼 편하게 밀어눕히고, 어쩌다 6인 가량이 탈 때는 무릎 공간을 조금씩 양보해서 승합차처럼 쓸 수 있는 것이 팰리세이드의 매력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다만 허벅지받침 길이가 짧고 시트 쿠션 자체가 얇기에, 장거리 승차에 어울리는 공간은 아니긴 합니다.


3열에서 하차할 때는 양쪽 시트 어깨쪽에 있는 퀵 버튼으로 2열 시트를 쉽게 밀어젖힌 후 내려도 되고, 체형이 날씬하다면 2열시트 암레스트를 세우고 그 사이의 빈공간으로 빠져나가도 좋습니다. 다만 2열시트 마운트 자리와 플로어 사이에 약간 계단처럼 높이 차이가 있기에 조금 불편할 수는 있습니다. 이 공간이 완전 플랫했던 쉐보레 트래버스랑은 조금 다르죠.


트렁크 안쪽에는 2, 3열시트 조작이 가능한 리모컨 버튼이 붙어서 더욱 편하게 쓸 수 있습니다. 3열은 접고 펴는것이 모두 전동으로 가능하며, 2열은 반동으로 접어내리는 것만 가능합니다. 전장이 5m 이하인지라 3열까지 모두 폈을 때의 트렁크 공간은 조금 좁은 편이지만, 3열을 접어내린 상태에서의 트렁크는 거의 대궐 그 자체. 다만 2열 독립시트 사양에서는 3열을 접은 후 가운데 빈 공간으로 짐이 날아올 수 있어, 따로 격벽 역할의 판을 붙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3열 뒷쪽 트렁크 하단에는 소화기 거치대가 포함된 보조수납공간과, 러기지 커버를 깔끔하게 거치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3. 성능/주행감각
팰리세이드는 2.2 디젤 엔진과 3.8 휘발유 엔진 두가지 사양으로 출시되었습니다. 제가 탔던 4기통 디젤 엔진은 최대출력 202ps/3,800rpm, 최대토크 45.0kg.m/1,750~2,750rpm의 제원을 가지며, 8단 자동변속기와 조합됩니다. 강화되어가는 환경규제에 충족하기 위해 점점 장치가 많이 붙는 디젤 엔진의 원가가 더 비싸다보니 디젤엔진은 6기통 3.8 휘발유 엔진보다 150만원 더 비쌉니다.

2.2 디젤엔진은 사실 싼타페TM에 들어가는 것과 정확히 같은 엔진에, 같은 성능제원을 가지며, 양쪽 모두 2.2디젤 7인승 AWD에 가장 큰 휠타이어 조합 기준으로 볼 때 무게는 100kg가량 팰리세이드가 더 무겁습니다. 싼타페TM은 몇년 전 2.0 디젤 AWD를 타본 기억이 나는데, 기억의 시차가 길어서 정확하진 않지만 발진가속의 느낌은 그 때 그 차와 큰 차이가 없습니다. 덩치 차이에 비하면 오히려 싼타페 디젤과 큰 차이 없이 경쾌하게 나간다는 것이 기특할 정도. 8단 자동변속기는 DCT 차들에 비해 훨씬 부드럽게 동력을 전달하며, 킥다운에도 꽤 빠른 변속 반응으로 원활한 순간가속을 돕습니다.

다만 NVH는 딱히 싼타페보다 많이 윗급이라는 느낌까진 들지 않는데, 액티브 노이즈 컨트롤같은 장비가 더 붙음에도 불구하고 큰 효과가 없는 것 같습니다. 평범한 4기통 디젤 SUV 평균 수준의 소음/진동은 어쩔 수 없던 것. 8단 자동변속기 덕에 어느 정도 속도가 붙은 상태에서 크루징하면 대단히 조용해지지만(100km/h 정속주행 RPM 1,500~1,600rpm수준), 최초 시동을 건 상태에서나, 시내에서 가/감속을 반복할 때엔 이 차가 4기통 디젤차라는 사실을 숨기지 못합니다.

라이드 앤 핸들링은 이 차의 수요자들의 마음에 쏙 들 것입니다. 요즘은 고출력 스포츠모델도 아니면서 너무 유럽향이다 싶을 정도로 딱딱한 SUV들이 많은데, 팰리세이드는 다인승 컴포트 SUV의 성격답게 노면 요철을 어지간하면 삼켜주는 부드러운 세팅을 가졌습니다. 큰 덩치답게 어느 정도 롤은 느껴지지만 굽이진 산길에서도 불안하지 않은 몸놀림이 제법입니다. 드라이브 모드간의 성격 차이도 확연하기에, 아빠/엄마 차주들이 혼자서 기분 내러 달리러 가고 싶을 때엔 스포츠 모드에 놓고 달리면 꽤 잘 받아줄 차입니다.


드라이브 모드 셀렉터는 다이얼식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가운데 원을 누르면 터레인 모드 셀렉터로 변신합니다. 눈길, 진흙길, 모래밭길을 각각 선택 가능하다고 하는데, 일부러 그런 환경까지 찾아가보진 못했지만 언젠가는 도움이 되겠죠? 경사 깊은 내리막길에서 써본 언덕 강하 주행보조(Hill Descent Assist)는 아무런 페달을 안 밟은 상태로도 천천히 스스로 길을 내려가주는데, 언덕길에서 속도 조절 못해서 많이 사고 나는 사례를 예방해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4.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
현대차그룹의 신예 승용모델답게 드라이빙 어시스트 장비는 최상위급으로 잘 되어 있습니다. 최하위급만 해도 전방충돌방지보조, 차로이탈방지보조, 진동경고 핸들이 기본 탑재되어 있으며, 현대스마트센스 옵션을 붙이면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정차후 재출발 지원), 차로유지보조(LKA), 후측방/후방 교차 충돌방지 보조, 안전하차보조 등이 추가 탑재됩니다. 프레스티지 이상급부터는 전부 기본탑재라서 고민 없이 모두 누릴 수 있습니다. 특히 핸들 진동으로 추가 경고가 들어가다보니 음성경고만 되는 아랫급 차들보다 훨씬 안전한 경고 알림이 가능해집니다. LKA는 저속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주행 상황에서 차선 중앙 유지를 스스로 보조해주기에, 가끔 핸들에서 손을 놓는 상황에서도 안정감 있습니다. 이 차의 가격대와 겹치는 수입 SUV들까지 모두 가져와봐도, 이 덩치와 이 수준의 ADAS를 모두 제공하는 모델은 흔치 않습니다. 이 차는 덩치가 워낙 크다보니 쏘나타 DN8까지 확대된 스마트키 기반 원격 입/출차 보조 기능 정도만 추가되면 아쉬움이 없을 것 같긴 한데, 2020년식 연식변경 사양에서도 아쉽게도 추가되지 않았습니다.



5. 연료소비효율
팰리세이드 2.2 디젤 AWD 7인승 20인치 휠타이어 사양의 공인연비는 복합 11.5km/L(도심 10.8km/L, 고속도로 12.6km/L) 입니다. 분당에서 양평까지 고속도로 위주의 트립연비는 15.5km/L까지 올라갔습니다. 동조건 동구간으로 근래 달려본 차들끼리 비교해보자면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1.3T AWD 15.4km/L, 르노삼성 XM3 1.3T FWD 19.5km/L, 현대 아반떼(CN7) 1.6 N/A 20.3km/L로, 컴팩트 휘발유 사륜구동 SUV 수준으로 정속주행 연비가 확보되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소음/진동 측면에서의 손해는 있지만, 연비를 생각하면 아직 140여만원 더 주고 3.8 휘발유 대신 2.2 디젤을 고를 이유는 충분히 괜찮다고 생각됩니다.



6. 가격 대비 가치 (* 2020년 5월 개소세 5% -> 1.5% 인하 기준으로 서술)
2020년식 팰리세이드부터는 기존 최상위트림 프레스티지 위에 캘리그래피와 VIP라는 상위 트림이 두가지나 생겼습니다. 캘리그래피는 프레스티지 풀 옵션 사양에 내/외관 디자인 및 내장재 업그레이드가 추가되는 정도인데, 2020년식의 핵심 변화요소인 12.3인치 풀 LCD 계기반도 프레스티지 트림에서 옵션 추가가 가능하니, 캘리그래피의 디자인과 인테리어가 땡기는게 아니라면 프레스티지 풀 옵션도 충분히 가성비가 좋다고 생각됩니다. 누적 약 2년 넘게 판매된 다른 팰리세이드 차들과 다른 존재감의 팰리세이드를 찾으신다면 캘리그래피도 충분히 값어치를 하겠지만요.


2열 시트 편의사양과 거주성을 대폭 확대한 최상위의 VIP 트림 풀 옵션은 5,592만원(디젤엔진, 개소세 1.5% 기준). 2열 독립시트 사이의 빈공간에 높은 센터콘솔을 세워 냉온장 컵홀더, 양문 암레스트, 공기청정기를 달았고, 도어트림 스마트폰 무선충전기, 2열 독립 모니터, 스피커 내장형 헤드레스트 등으로 거의 개조형 고급 미니밴 수준의 화려한 2열 공간을 만들어냈습니다. 5천만원 중반대의 가격이 부담스러울 수는 있겠지만, 제네시스 G80이나 기아 K9같은 대형차 뒷자리에 모니터 붙이고 리클라이닝 시트 옵션 붙이고 하는 돈보다는 훨씬 싸다는 점을 생각하면 오히려 의전용 차로는 획기적인 딜일 수도 있습니다. 센터콘솔로 인해 2열 가운데 공간이 막혀버려 3열 입장에서는 발 뻗을 곳이 없어지는지라 체감 공간여유가 더 좁아지게 될텐데, VIP 트림은 사실상 3열시트를 안 쓰고, 2열 공간을 의전용으로 쓸 소비자들을 위한 트림이라 볼 수 있겠습니다.



7. 총평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경쟁사들에 비해 SUV 라인업 확장이 늦은 편이었고, 특히 대형 SUV는 경험이 부족하여 잘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해 걱정이 많이 됐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첫 술에 배부르랴"라는 속담을 완벽히 부정하고, 팰리세이드는 아예 첫 술에 대형 SUV의 기준을 세워버리고, 국내 시장에서 애매한 체급/가격대의 경쟁 SUV들의 판매량을 모두 흡수해버린 생태파괴자가 되어버렸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가구당 구성원 수가 줄어들면서 다인 가족이 항상 승합차처럼 여럿이 탈 미니밴은 인기가 저물어가고 있습니다. 대신 레저활동의 니즈가 높아지면서 많은 짐을 한꺼번에 싣고 다닐 수 있고, 넓은 실내공간을 대형 세단보다 편하고 넓은 2열 승차공간으로 활용 가능한 대형 SUV의 인기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팰리세이드는 그 시대 변화에 따르는 수요를 완벽히 만족하며, 출시된지 2년이 넘었음에도 여전히 기나긴 출고대기 기간을 감내해야 할 정도의 높은 인기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상품성을 입증합니다. 국내의 높은 판매 추이를 보면 상품성 개선에 좀 게을러질 때도 됐지만, 아예 대형 고급세단의 수요까지 빼앗아먹을 각오 충만한 상품성 개선으로 새로워진 팰리세이드. 앞으로도 더 많은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합니다.

장점 : 4천~5천만원대 대형 SUV의 기준점을 찍어버린 뛰어난 상품성, 대형세단의 수요까지 끌어올 최고급 파생트림의 경쟁력
단점 : 데뷔 시점상 현대차그룹의 최신 첨단 보조시스템들이 반영되지 못함(스마트키 원격 입출차, 카드키 등), 대배기량 사양 뿐인 휘발유 엔진 라인업, 조금만 차 크기를 키워 확장하면 좋을 것 같은 3열 시트 이후의 트렁크 공간

본 후기 글은 현대자동차의 시승차량 지원으로 작성되었으며, 글 작성과 관련하여 현대자동차로부터 어떠한 금전적 대가도 제공받지 않았습니다.




덧글

  • 잘생긴 허스키 2020/05/20 02:34 # 답글

    첫 술?미국 기준 미드사이즈 SUV 맥스크루즈 현지명 싼타페는? 그것도 7인승 있었는데요.
  • JordanK 2020/05/20 12:34 #

    본문 '두 번째 문장'에 언급되어 있습니다만...
  • 잘생긴 허스키 2020/05/21 13:30 #

    팰리세이드도 현 싼타페 롱바디 아님?
  • 아방가르드 2020/05/22 08:38 #

    맥스크루즈는 수출명으로 치면 싼타페와 이름이 같았고, 내/외관적으로 공용되는 부분도 많았죠
    베라크루즈는 크기 측면에서 대형으로 간주하기엔 뭔가 아쉽고..
    본격적인 독자 대형 SUV로 간주한다는 의미에서 첫술이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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