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6일차] 피터슨 자동차 박물관 (3편) ├ 자동차 테마여행기




LA 피터슨 박물관의 2층 및 1층 전시차들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2층의 귀한 경기차, 친환경차, 일본차의 역사는 지난 글에서 다루고, 여기서부터는 2층의 나머지 몇몇가지 전시차들을 다루고 1층으로 내려가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미드십 포르쉐의 역사상 중요한 차종들이 모아진 공간입니다.


1955 포르쉐 550 스파이더. 356 프로토타입 이래 포르쉐 최초로 나온 미드십 구조의, 레이스용 모델입니다. 풍동터널 테스트로 빚어낸 공기역학에 최적화된 디자인, 알루미늄 바디와 투브 프레임 섀시로 만든 경량 구조가 특징입니다. 레이스용 모델답게 윈드실드는 헬멧 커버마냥 매우 작고 낮으며, 조수석까지 덮을 수 있는 커버 옵션도 있었습니다. 이 차는 제임스 딘이 타다가 사망 사고가 났던 차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1971 포르쉐 914-6. 914는 포르쉐가 폭스바겐과 손잡고 만든 4기통 엔트리급 로드스터입니다. 덩치도 성능도 911보다 아래였던 914에 911T용 6기통 2.0리터 엔진을 붙인 특별 모델이 914-6이며, 이 차는 914-6 전체 판매 모델 중 34번째로 생산된 차라고 합니다.


2015 포르쉐 918 스파이더. 911은 전통의 RR구동을 잇고 있지만, 카레라GT, 918 스파이더 등 소량생산 수퍼카의 경우 MR구동을 취하고 있습니다. 이름처럼 918대만 한정판매되어 한국에서는 정말 보기 힘든 차인데, 이 차는 뉘르브루크링 시판차 랩타임 보드에서 당대 처음으로 7분 언더를 끊은 차기도 합니다.


세계적 자동차 디자이너들을 배출한 미국 ACCD(Art Center College of Design)의 내부 모습을 재현한 공간과, 1993 마즈다 RX-7 컨셉트 모델. 마즈다는 일본 자동차 메이커 중에서는 최초로 미국 캘리포니아에 디자인센터를 설립했으며, FD3S형 RX-7을 개발할 때에는 일본 디자인센터 2군데와 미국 디자인센터 1군데에서의 디자인 경쟁을 붙여 ACCD 졸업생 출신이 캘리포니아 센터에서 디자인한 이 둥그스름하면서도 멋진 디자인 안이 채택되어 우리가 알고 있는 그 FD3S형 RX-7로 태어나게 되었습니다.


마세라티 르반떼 SUV를 뜯어 생산라인 순서별로 재구성한 전시물. 비벌리힐즈에 흔히 돌아다닐 만한 차가 굳이 다른 귀한 차들과 함께 이곳에 전시되어 있을 정도면 아무래도 협찬일 가능성이..



1998 레이나드 98i 인디카. 미국판 포뮬러 레이스의 시작을 연 머신인데, 인디카 시리즈는 F1과 달리 규정상 엔진 매뉴팩처러가 2군데에, 달라라 설계 섀시를 동일하게 씁니다. 그리고 오벌 트랙에 특화되어 최고속도가 더 높은 편입니다.


애니메이션 영화 카 에 나오는 캐릭터 자동차. 빨간색 차가 나스카를 모사한 주인공 라이트닝 맥퀸이라고 듣긴 했는데, 뭔가 더 미래시대풍으로 꾸며진 뒷쪽 주인공은 잘 모르겠군요..


전문지식도 관심도 없는 바이크 전시품들은 쭉 보고 지나갑니다.


1층의 마지막 전시공간을 구경하러 내려가봅니다. 영화 속에 나온 차들을 테마로 하고 있습니다.


2018년작 범블비 영화에 나오는 1967 폭스바겐 비틀. 우리나라 사람들 대부분이 트랜스포머 속 범블비 하면 노란색 쉐보레 카마로를 연상시킬텐데, 범블비를 주인공으로 한 리부트 영화에서는 60년대 오래 전 비틀로 나옵니다.




스탠리 큐브릭의 1971년작 <시계태엽 오렌지> 영화에 나온 차. 근미래 런던의 시대배경으로 만든 영화라 그런지, 비현실적으로 낮고 특이한 모양새의 차를 고안해 소품으로 썼습니다.


1981 드로리언 DMC-12 타임머신. 매우 유명한 백 투 더 퓨처 시리즈에 나오는 타임머신 자동차입니다. 특유의 걸윙도어에 스테인리스 스틸 외판 바디가 획기적인 드로리언 DMC-12는 완성차로서는 저질 QC 때문에 완벽한 실패작이었으나, 백 투 더 퓨처 영화 시리즈로 인기를 끌게 됩니다. 과거에 시판된 드로리언을 영화 속 모습처럼 모사하여 사적으로 개조한 차들은 우리나라 삼성교통박물관 등 세계 여기저기에서 찾아볼 수 있지만, 실제 촬영용으로 쓰인 오리지널 드로리언은 단 3대만 살아남았고, 그 3대 중 한 개체가 바로 이 차입니다. Hero A라는 코드네임이 붙은 이 차는 원래 유니버설 스튜디오에서 25년간 야외 전시되어 있다가 관리 부실로 썩어가던 것을 크라우드 펀딩을 통한 모금으로 전문 복원팀을 모아 철저히 복원하여 원래의 컨디션을 되찾았고, 이곳 피터슨 자동차 박물관에 영구 전시 예정입니다.


2015년작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에 나왔던 촬영차. 1934 쉐보레 쿠페를 기반으로 만들어졌으며, 워보이 녹스가 인간 주인공 맥스를 피주머니 삼아 맨 앞에 매달고 질주하던 바로 그 차입니다.


매드맥스에 나왔던 다른 촬영차. 호주시장 전용 모델이었던 1973 포드 팰컨 XB GT 쿠페를 기반으로 개조했으며, 팰컨은 특히 1979년 오리지널 매드맥스부터 2015년작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까지 총 4편에 이르는 시리즈에 모두 출연했습니다.


마이클 베이의 2005년작 영화 <아일랜드>에 출연했던 캐딜락 시엔 컨셉트. 복제인간을 소재로 한 미래 영화인데, 당시 영화에서의 시대 배경이 2019년이니.. 캐딜락은 2020년이 되어도 이 컨셉트카만큼 멋진 스포츠 쿠페를 팔지 않고 있고.. 음 실망스러운 미래라고 할까요? 시엔 컨셉트와 그나마 좀 비슷하게 생긴 XLR이 잠깐 판매되긴 했지만, 단종되어서 말이죠.




2002년작 마이너리티 리포트 영화에 나왔던 2054년형 렉서스들. 나온지 20년이 다 되어가지만 여전히 미래시대 디스토피아 영화 중 수작으로 꼽히는 영화죠? 앞뒤가 제대로 구별되지 않는 특이한 미래풍의 빨간색 차는 인간이 직접 운전할 수 있는 성격의 차고, 우주선을 연상케 하는 바퀴 없는 차는 Maglev Pod라는 차로, 미래 시대 자기부상 형태로 움직이는 완전 자율주행의 모빌리티를 상정하여 만들어졌습니다.




2004년작 아이로봇에 나왔던 아우디 RSQ 스포츠 쿠페 컨셉트. 2035년 미래를 가정하고 만든 영화에 출연하는 아우디 뱃지의 미래형 차입니다. 원래 있던 컨셉트가 아닌 순수히 이 영화를 위해서만 만들어진 소품인데, 돌이켜보면 2년 뒤 2007년에 출시된 R8 1세대와 모양이 많이 유사한 것 같죠? 자율주행 모드로 달리다가 핸들을 꺼내 수동운전을 하려고 하니 동승자가 질겁하는 모습이 영화에서 표현되는데, 2035년에 실제로 과연 그런 모습을 볼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1993년작 데몰리션 맨에 표현된 2032년형 쉐보레 경찰차. 2032년의 차는 총탄까지 버텨내는 수준의 자가복구 타이어, 완전 자율주행, 음성인식 등을 가진 것으로 표현했습니다.


스필버그 감독의 2001년작 영화 AI에 나오는 차들.


2009년작 터미네이터-미래전쟁의 시작 편에 나왔던 터미네이터 및 모토 터미네이터. 2009 두카티 몬스터 1100S를 자율주행 바이크 형태의 무기로 표현했습니다.


2010년작 트론-새로운 시작 영화에 나왔던 바이크.


2011년작 프리스트 영화에 나왔던 바이크.




1960년대 TV시리즈 및 배트맨 더 무비에 출연했던 배트모빌. 공중파에서의 첫 배트모빌입니다. 90년대 이래 배트모빌들은 일반적인 차와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디자인되었으나, 60년대에 처음 나온 배트모빌은 1955년의 링컨 퓨추라 컨셉트를 기반으로 만들어졌습니다. 퓨추라 컨셉트는 생김새 자체가 워낙 미래적이고 독특해서, 약간의 개조만으로도 배트맨이 타는 특별한 이동수단으로서의 느낌을 충실히 풍길 수 있었습니다. 퓨추라 컨셉트는 넷플릭스 Car Masters; Rust to Riches에서 복원 대상으로 소개되며 다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1989, 1992년판 배트맨 영화에 나왔던 배트모빌. 밑바탕은 1967 쉐보레 임팔라 승용차입니다만, 디자인도 배트모빌에 걸맞게 완전히 새롭게 뜯어고쳤습니다. 배트맨 망토를 떠올리게 하는 뒷펜더 장식과, 앞부분의 비행기 엔진 터빈 부위가 인상적입니다. 이 차는 영화제작사에서 홍보용으로 만든 정품 레플리카라고 합니다.


2008 다크 나이트, 2012 다크 나이트 라이즈에 출연했던 배트포드. 이 차량은 실제 크리스찬 베일(배트맨)과 앤 해서웨이(캣우먼)이 직접 탔던 실제 촬영용 소품 6종 중 하나입니다.


퇴장구역 직전에 마련되어 있던 정체모를 특이한 컨셉트카들. 저 낮게 생긴 차는 묘하게 테슬라 사이버트럭의 느낌이 나네요.. 2019년에 찍은 사진이니 사이버트럭보다 먼저 나온 물건이겠습니다만은..


1층 로비 구역으로 빠져나오면 자동차 관련 기념품, 서적, 소품, 모형 등을 파는 넓은 공간이 있습니다. 여기서 포드 GT40 걸프 리버리의 티셔츠, 엘비스 프레슬리가 탔던 드 토마소 모형 등을 사가지고 왔습니다. 주차비가 잠깐 들른다 해도 하루 종일의 주차요금이 적용되는 비싼 곳이라서, 여럿이서 가면 차라리 한꺼번에 기념품 결제하고 주차비 면제를 받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 곳에서 오후 늦게까지 하루 종일 있다가 나온 것 같은데, 재방문 의사가 의사가 충분히 있다고 할 정도로 매우 재미있고 볼거리 많은 자동차 박물관이었습니다. 자동차 제조사에서 만든 박물관들은 자사의 역사를 강조하기 위해 타사 차들을 배제하게 되고, 민영 자동차 박물관들은 귀한 차들의 시세가 워낙 비싸다보니 컬렉션이 풍부하기가 쉽지 않은데, 피터슨 자동차 박물관은 매우 오래전부터 오너가 수집한 가치 높은 차들이 다양하고, 그렇게 쌓은 인지도 덕에 세계 각지의 자동차 컬렉터들이 이곳에 전시를 위한 기증 또는 대여를 해주는 형태도 대단히 많습니다. 헐리우드 인근에 위치한 곳답게 영화에 나왔던 차들을, 대부분 진품 형태로 만날 수 있다는 점도 매력 요소고요.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언제 또 미국을 갈 수 있게 될지 모르겠고, 입장료도 꽤 나가긴 합니다만, LA를 들르실 일이 있다면 필히 하루 정도를 풀로 비워서 이곳을 여유롭게, Vault Tour와 함께 감상하는 것을 강력추천드립니다.

LA 피터슨 자동차 박물관 (1편)
LA 피터슨 자동차 박물관 (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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